동해에 우뚝 선 아파트 63층 높이 이곳 정체는…LS전선 “해저케이블로 세계 노린다”

LS전선 해저케이블 생산 동해공장 가보니
“글로벌 수요 폭발…美공장 확정적인 상황”
강원 동해시 LS전선 동해사업장 해저 4동 및 VCV 타워 전경. LS전선 제공

 

지난 19일 강원 동해시에 들어서자 보이는 아파트 63층 높이(172m)의 초고층 건물. 동해 바다 못지않게 ‘랜드마크’로 꼽히는 LS전선 동해공장의 전력 케이블 생산 타워인 ‘VCV(Vertical Continuous Vulcunizer·수직연속 압출 가교 설비)’ 타워였다. 아시아 최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생산 공장인 해저 4동에 자리잡은 생산 타워로, 24시간 가동 중인 모습이었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현재 유럽에서 180m 높이의 타워가 지어지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VCV 타워가 가장 높다. 국내에서도 유일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1위 해저전력 케이블 기업인 LS전선은 이날 자회사 LS마린솔루션·LS전선아시아와 함께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해 사업장을 공개했다. LS전선은 전체 면적 27만㎡(약 8만1000평)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토대로 미국에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등 전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는 모습. LS전선 제공

 

LS전선은 2008년 동해에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한 이후 현재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입해 시장을 선두해왔다. 지난 5월 준공한 해저 4공장을 포함, 총 4동을 운영 중이다. 이날 둘러본 해저 4동에서는 지름 30㎝ 안팎의 해저 케이블을 수십 ㎞까지 끊이지 않고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등 핵심 공정이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러 구리 도체를 합쳐 전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포장하는 절연 및 피복 과정을 거치면 바닷속에 통신·전력을 송전할 목적으로 3~6m 깊이에 깔리는 해저케이블이 완성된다.

 

해상풍력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확대로 해저케이블 생산 및 시공을 요구하는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커져가지만, 워낙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이 같이 핵심 기술력을 지닌 기업은 전 세계에서 LS전선 등 5개 정도뿐이라고 한다. LS전선은 지난 8월 인수한 LS마린솔루션과 더불어 LS전선아시아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9일 강원 동해시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형원(가운데)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 이상호(왼쪽)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 이승용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가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LS전선이 케이블을 생산하면 LS마린솔루션이 전선 포·매설을 담당하고, LS전선아시아가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하나의 밸류체인이 형성된 셈이다. 최근엔 이 같은 ‘원팀’ 체제로 대만 1차 해상풍력 건설 사업 8개 프로젝트에 대한 초고압 케이블 공급 계약을 모두 따냈다. 실적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 잔고는 5조4000여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수주 실적을 초과할 정도로 긍정적인 현황을 보이고 있다.

 

김형원 LS전선 부사장은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 등에서도 공장을 함께 짓자며 파트너십을 제안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데, 부지 선정 막바지 단계로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다. 동해 공장의 50% 수준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