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안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됐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겠다”며 합병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3일 오전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합병안은 예상대로 가결됐다. 참석 대비 찬성 비율은 셀트리온이 97.04%, 셀트리온헬스케어가 95.17%로 집계됐다. 합병법인은 12월28일 출범한다. 양사는 내년 1월12일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하는 형태로 상장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식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2620주가 배정된다.
두 회사의 합병법인이 출범한 뒤 내년에 셀트리온제약까지 합치는 2단계 합병이 끝나면 최종 합병은 마무리된다.
합병 전에는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만들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하는 구조였다. 합병 뒤에는 개발과 판매 구조가 일원화해 원가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날부터 내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갖는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기존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자신의 주식을 일정 가격에 매수해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다. 청구권 행사 기준가는 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최종 합병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합병 승인이 가결되더라도 이후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거셀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1조원을 제시했다. 앞서 서 회장은 주식매수청구권 총액이 1조원을 초과하면 합병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셀트리온 지분 7.43%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합병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 만약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 전체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셀트리온은 자금 1조6405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서 회장은 “1조원 한도와 관계없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다 받아 합병 불확실성을 없애겠다”고 주주총회 현장에서 밝혔다. 그는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1조원이 넘으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해 무조건 관철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미국에서 자가 면역 치료제 ‘짐펜트라’ 신약 판매 허가를 받았다. 짐펜트라는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피하주사(SC)로 변경해 개발한 치료제다.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신약 승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짐펜트라의 허가는 통합 셀트리온의 2030년 12조원 매출 달성을 위한 첫 번째 이정표”라며 “향후 통합 셀트리온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