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 목적 있었다”…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유시민에 실형 구형한 검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구형했다. 유 전 이사장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2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열린 유 전 이사장 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형을 구형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이날 “원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피해자(한동훈)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열람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자인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유시민)은 허위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이야기해 검사의 공정한 직무수행과 청렴성, 도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발언 당시 비방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 변호인은 계좌 사찰 발언에 대해 “한 장관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받은 사회적 비판, 명예훼손이 피고인 발언 때문일 수는 있겠지만 그중 계좌 사찰 발언 때문이라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공공성과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해, 제삼자가 아니고 피해자가 될 뻔했던 당사자로 방송에 나와 심경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유 전 이사장은 “이 사건으로 많은 사회적 에너지가 재판에 소모되도록 원인을 제공해 죄송하다”면서도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은 좀 많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검언유착 보도가 아니었다면 내가 한동훈 검사의 이름을 입에 올릴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며 “노무현재단 계좌 사찰은 내 오인에서 비롯된 오해였다고 다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뉴스1

유 전 이사장의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21일에 열린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듬해 4월에는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지난해부터 검찰에서 저의 어떤 비리를 찾기 위해서 계좌는 다 들여다봤으리라 추측한다”고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유 전 이사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