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국감에서 뚜렷한 소신 명쾌한 답변…‘힘쎈충남’, 야당 의원들까지 매료 시켰다

소신은 뚜렷했고, 반론이 제기되지 않을 만큼 애매한 답변이 없었고 분명하고 시원시원했다. 잘 알지 못했던 내용에 대해서는 가르쳐줘서 감사하다 했고, 어려움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중하게 지원을 요청했다. 양반기질, 염치·체면 때문에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았던 동네에서 “국비도 많이 가져가고 투자유치도 많이 이끌어내면서 다른 지자체에서 난리가 난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힘쎈충남’ 현실화의 방증이었다.

 

23일 있었던 충남도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지 하루가 지나면서 직 간접으로 국감현장 소식을 접한 정계와 충남도민들과 세평이다.

 

이날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가량 진행한 충남도 국감은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는 여느 국감장과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여·야 의원들 모두 정쟁보다는 정책과 행정에 초점을 맞췄고 당리당략에 따른 이견도 없었다. 모처럼 여·야 의원들이 대립하지 않고 국감을 진행한 핵심은 김태흠 충남지사의 겸손한 수감 태도와 명쾌하고 담백한 답변이었다.

 

국민을 대신한다면서 피감 기관장들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거드름을 피우는 국회의원은 없었고 품격 있는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일찍 정계에 투신해 쌓은 관록의 3선 국회의원 도지사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예우가 있었고, 김 지사는 한껏 자세를 낮추고 시종일관 진정성 있는 답변을 이어가며 감사에 임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3일 충남도청 대회의실 국회 행정안정위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의 칭찬에 화답했다.

◇유력한 여당 원내대표 후보 접고 도지사 도전 후회 안해      

 

가장 먼저 국회부의장이면서 충북도지사를 지낸 같은 당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충북청주상당구)이 “원내 대표하실 줄 알았는데 지사하는데, 후회하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 중앙 정가를 이끌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는데, 중앙 정가에서는 일단 벗어나는 선택으로 큰 정치를 향한 여정에 아쉬움은 없느냐는 의미가 포함된 질문이었다. 김 지사는 “당이 필요로 해서 제가 고심한 끝에 왔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3선 국회의원에서 도지사로의 변신은 당의 권유도 있었지만, 결국 자신의 선택이었고 곁눈 뜨지 않고 지금의 자리에 충실하겠다는 답변이었다.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철거 반대 소신 재확인 

 

육군사관학교내 독립군 홍범도 장군 흉상철거와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이라는 소신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 민주당 이형석 의원(광주북구을)은 “홍범도 장군 흉상철거 관련해서 김 지사께서는 ‘이념 논쟁으로 영웅을 두 번 죽이는 실례를 범하면 안 된다’는 발언에 대해서 변함이 없으시죠”라고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육사와 국방부는 장군의 공산당 가입 부분에 대해 협의로 해석한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육군사관학교내 홍범도 장군 흉상철거 반대 소신을 다시 밝히는 김태흠 지사.

◇당 다르지만 천안 문진석 의원과 GTX-C, 의대설립 등 지역현안 공조

 

같은 충남인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국회의원(충남천안갑)과는 GTX-C 천안·아산 연장과 국립대 의대 신설은 공조 의지가 분명했다.

 

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 지사의 공통 공약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C의 천안·아산 연장 추진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먼저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일반절차로 추진하더라도, 예타 면제, 기본계획 및 기본실시설계 단축 등의 조치가 가능함에도 국토부가 희망 지자체에 원인자 부담안을 제시하고 기간 단축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덕도신공항과 강남 GTX 개통 등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가 해당지자체나 지역에 어드밴티지를 주는데 우리 충남도 이런 어드밴티지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촉구했다. 이에 김 지사는 “의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며 “충남이 힘쎈충남인데 제가 다른 지역과 형평성적인 측면에서 불합리한 이런 부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 문 의원은 “우리가 국립의과대학을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지사님과 여·야 의원들이 힘을 합쳐서 의과대학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지사는 “저희 충남 전남 경북이 국립 의대가 없다”며 “의사 정원을 확대하려면 먼저 (충남지역)의대 신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공감했다.

 

◇예리한 지적에 ‘이래서 국정감사 필요하다’ 인정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의 현장을 분석한 지하차도 안전관리 미흡 지적에 대해서는 시정 보완조치를 약속하며 이래서 국정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해 국회의원들의 충남도정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분석에 감사를 표했다.

 

임 의원은 “올 여름 저희 지역에서 안타까운 오송지하차도 참사가 있었는데, 충남의 54곳 지하차도 가운데 90%인 49개 정도가 진입차단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다”며 “지하차도 연장거리가 400가 넘는 지하차도 5곳과 내포지하차도는 연장이 930m인데 CCTV와 진입차단시설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김 지사는 “이번에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제가 알지 못하고 파악 못했던 부분들이 드러나고 이래서 국정감사가 정말로 필요하다고 느꼈다”라며 “지하차도 문제도 의원님 말씀 전부 공감하고 계획을 잡아서 조치 취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증인선서 후 선서문을 김교홍(오른쪽)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김태흠 지사.

◇국민의힘 의원들 ‘힘쎈충남’ 적극 지원의사 표시

 

같은 당 조은희·전봉민 등 국민의힘 의원들의 김 지사의 ‘힘쎈충남’를 지원하겠다는 의사표현도 잇따랐다.

 

조은희 의원(서울서초구갑)은 “평소 의정활동의 경륜이 이렇게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도정이 된 것이다는 생각”이라며 “정부예산 1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18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하는데 가장 필요한 예산이 뭔가”라고 물으며 충남도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봉민 의원(부산수영구)은 “국회에서 뵙다가 지사님의 뵈니 더욱더 반갑습니다”며 “지사님이 국비도 많이 가져가시고 투자유치도 많이 이끌어내셔 다른 지자체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중앙정부에서 통하는 김 지사의 영향력을 부각시켰다.

 

◇무소속 이성만 의원 “김태흠 지사 애매함 없고 가장 답변 잘한다”

 

무소속 이성만 의원(인천부평구갑)은 “제가 2년째 지자체를 다니면서 국정감사를 하는데 우리 김태흠 지사님 이 가장 답변을 잘하신다”며 “일단은 분명하시고 애매한 답변안하는 그런 태도 좋았고, 업무보고도 국회의원들이 알고 싶은 사항만 요점으로 정확하게 짚어서 해주는 등 제일 우수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충남이 힘쎈지역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교홍 위원장 “김지사 당 다른 경기도, 전북도와 협치 좋다 지원하겠다”

 

이날 충남도청 국정감사를 주재한 행안위 국감1반장 민주당의 김교흥 위원장(인천서구갑)은 김 지사가 당이 다른 경기도 김동연 지사, 전북도 김관영 지사와 협력을 맺고 협치를 실현하며 큰 그림을 그리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지사님이 충남-경기 베이밸리 메가시티 추진 협약을 하고 충남-전북 백제금강권 협약도 얼마 전 하고 굉장히 좋은 거 같다”며 “이렇게 해서 충남의 권역을 넓혀가는 일들은 자치분권 시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어 국회 행안위에서 적극적으로 그런 부분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도와 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