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분홍 양말’ 신고 푸틴과 회담한 태국 총리 “리버풀 광팬, 20년간 빨간 양말만 신어”

태국 국민 “외교무대 부적절” vs “새로운 트렌드” 갑론을박
사진=연합

 

세타 타위신(60) 태국 총리의 ‘파격 양말’이 도마에 올랐다.

 

25일 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세타 총리는 중국 방문 기간 중 지난 17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세타 총리는 청색 정장에 옅은 분홍 넥타이를 매고 진분홍 양말을 신었다. 정장과 양말, 넥타이까지 검정색이었던 푸틴과 대조를 보였다.

 

세타 총리의 패션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태국 국민은 “국제 정상과 만날 때는 빨강이나 분홍 양말을 신는 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국가를 대표하는 총리로서 개인 취향을 고집하는 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어떤 누리꾼은 세타 총리의 패션이 “우스꽝스럽고 광대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반면, 차이 와차롱 태국 정부 대변인은 “해외 순방 중 국제 정상과의 회담에 대해서는 복장이 아니라 논의 내용과 국익에 초점이 맞춰졌으면 한다”고 일갈했다.

 

일부 국민 역시 “세타 총리의 대담한 패션이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그가 기업가 출신”이라면서 “색다른 패션이 세계 정치 무대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도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의 양말을 골라 신는 ‘양말 외교’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세타 총리는 중국 방문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 지난 21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에서는 새빨간 양말을 신고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 때는 빨간 양말과 넥타이를 착용했으며 지난달 13일 태국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는 ‘핫핑크’ 양말을 선보였다.

2018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양말. EPA=연합

 

한편, 지난 8월22일 총리로 선출된 세타 총리는 태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인 산시리 회장 출신으로 지난 5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총리 취임 직후 세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리버풀의 열렬한 팬으로 리버풀을 상징하는 빨강색이 최애 색상이며 오렌지와 핑크 등 비슷한 계열의 색도 선호한다”며 “20∼30년간 빨간 양말을 신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