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무공초식으로써 환영마검, 폭풍참마검, 혈우마검, 단천마검 사용법.’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직접 작성했다는 ‘직원 훈련용 실전 매뉴얼’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사실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유 사무총장은 “저게 공무상 비밀인데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업무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감사원 ‘주요 공감 및 논의 사항’ 문건에 “‘최후의 무공초식으로써 환영마검, 폭풍참마검, 혈우마검, 단천마검 사용법’ 이게 무슨 감사기법”이라고 따져물었다. 이 문건은 유 사무총장이 2006년부터 직원 훈련용으로 작성하고 있는 실전 매뉴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B쓰레기, M걸레’ 이런 표현도 나온다”며 “B는 백운규 장관이고 M은 문신학 국장인 걸로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들에게 배포하는 문건에서 이렇게 쓰레기, 걸레 이렇게 표현해도 되는 거냐”고 지적했다. 또 “‘신용문객잔의 주방장이 칼 쓰듯이 조사하소. 다다다다다’…신용문객잔은 홍콩 무협영화인데 여기에서 주방장이 칼 쓰는 장면”이라며 “이게 사람 사체를 훼손해서 만두 만드는 장면인데 감사를 이렇게 지금 하시겠다는 뜻이냐”고 물었다.
이에 유 사무총장은 “오해, 곡해한 것”이라며 “월성 1호기 감사 지휘 시 모 장관, 모 국장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3000페이지 중에 한두 페이지 발췌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신용문객잔’ 그 부분은 우리 감사원 시스템이 너무 민주성을 기하다 보니까 너무 느리다”며 “의견 듣다가 시의성을 놓치는 게 너무 많아서 빨리 좀 하라고 그것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무협지를 “세 권 썼다”며 “사마달 계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 노트를 보면 유 사무총장의 왜곡된 시각과 독특한 업무 스타일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김 의원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명백한 공무상 기밀을 누설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 의원이 “면책특권 운운은 너무 나갔다. 감사원이 조용히 내부 기강을 다잡으라”고 응수하며 여야 공방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