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케이블카 사업설명회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대전시가 대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고발한 것을 두고 지역 시민단체가 “고발을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대전 환경단체 등이 연합한 보문산도시여행인프라조성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26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와 김성중 국장이 대전시의 사업설명회에서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고 밝혔다.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9월 대전시는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공동대표와 김성중 국장을 업무방해 및 퇴거불응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지난 24일 문 대표가 경찰 조사를 받았고, 김 국장은 경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고발 이유는 지난 8월 25일 대전시가 옛 충남도청사에서 열었던 ‘보문산 케이블카·전망타워 민간제안공모 사업설명회’가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는 판단에서다. 대책위는 이날 설명회 자리를 점거해 발표 자료를 대형피켓으로 막는 등 반대 시위를 벌였고 설명회는 결국 무산됐다.
대책위는 시민의견수렵 절차 이행 요구를 대전시가 고발로 맞선다며 ‘불통’과 ‘독선행정’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3000억원이나 되는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보문산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145만 대전시민에게 먼저 의견을 구해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느냐는 요구가 어떻게 업무방해가 되느냐”며 “보문산은 이장우 시장 개인의 것이 아니다. 이 시장의 독선과 불통에 맞서 공론화를 통해 시민의견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관철될 때 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전지역 시민단체와 민선7기 대전시는 지난 2019년 보문산 관광활성화를 위한 민관공동위원회를 지역주민, 행정, 언론, 전문가, 시민사회 17인으로 구성했다”며 “6개월 동안 11차례의 회의와 선진지 답사, 대시민토론회를 진행했해 전통문화·주민참여 등의 4대 전략을 확정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전망대 재조성에는 동의했으나 고층타워는 불가, 거점간 이동수단은 친환경버스, 모노레일 등의 여건을 고려해 논의했으나 최종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런데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러한 민관공동위원회의 논의, 합의 과정과 결과를 무시하고 150m타워, 워터 파크, 숙박시설, 케이블카 등의 대규모 시설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며 “반대의견에도 안하무인 일방행정으로 점철된 대전 시정에 정당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사업설명회에 참여했고, 사업설명회에서 의견수렴을 요구한 우리가 ‘업무 방해’를 한 것이 아니라, 의견수렴 없이 일방행정을 강행한 대전시정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전시는 당장 고발을 취하하고, 시민사회에 대한 고발 남발, 불통 시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보물산 프로젝트가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고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진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광개발팀 관계자는 “보문산 사업설명회에서 시민단체가 설명회장을 점거하고 발표화면을 피켓으로 가리며 설명회 자체를 할 수 없게 했다”며 “대전시 발표 내용을 듣고 따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퇴거 요청에 불응하고 계속 업무방해 해 고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고발건은 합의나 협의 등으로 풀 사항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