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가격 오르고 수요 불안까지”…럼피스킨병에 농가 어려워

“사람한테 전염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굳이 다른 선택지가 있는데 꺼림칙한 소고기를 고집하고 싶지 않다”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에서 돼지고기를 고르고 있던 주부 A씨(46)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A씨는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에서 처음 발생한 소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병이 확산세를 띄자 당분간 소고기를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럼피스킨병은 최근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경기 파주 2곳, 충남 논산·아산 등의 한우농장 1곳, 젖소농장 3곳에서 럼피스킨병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 확진된 농장에서는 한우·젖소 등 209마리를 사육 중이었다. 이날까지 살처분했거나 살처분 예정인 소는 총 3759마리로 늘었다. 

 

럼피스킨병은 지난 20일 서산시에서 처음 확진된 이후 21일 3건, 22일 6건, 23일 7건, 24일 12건, 25일 9건, 26일 13건이 17개 시군, 51개 농장에서 각각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 경기, 인천, 충북, 강원, 전북 등 6개 시도에서 확진 사례가 나왔다.

 

럼피스킨병 발병 이후 한우 등 소고기 가격은 급등했다가 다시 이전 시세로 돌아가는 추세다. 방역 당국에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소 살처분이 시중 공급량 하락에 영향을 미친 탓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킬로그램(㎏)당 2만53원으로, 럼피스킨병 발생 전인 19일 1만7723원과 비교해 13.1% 인상됐다. 그나마 이날 1만8363원으로 24일과 비교해서는 다소 하락했지만 발병 이전 으로 가격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

 

전염병이라는 인식에서 오는 심리적 거부감으로 인해 소고기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에 지자체는 럼피스킨병 발생 이후 힘든 시기를 겪는 축산 농가를 위한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이날 전북도는 한우 먹는 날(11월1일)을 기념하고 소고기 소비촉진을 위해 28∼30일 도청 다목적광장에서 다채로운 이벤트를 한다고 밝혔다.

 

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한우 직거래 할인판매, 숯불구이 음식 부스 운영, 곰탕 무료 나눔, 한우 스테이크 시식 등이 준비됐다.

 

총체보리한우, 고산미소한우, 정읍한우, 순창물통골한우 등 도내 한우생산자단체 4곳이 한우를 할인 판매한다. 한우협회는 한우 먹는 날 성금 모금을 통해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에 한우를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