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젊은 벤처·스타트업 창업자 10명 중 9명은 높은 상속세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하고 기업가정신이 저해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업력 3년 이상·연매출 20억원 이상의 30·40대 벤처・스타트업 CEO(창업자) 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공개한 ‘우리 상속세제에 대한 3040 CEO(창업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85.0%)가 ‘상속세 폐지’ 또는 ‘최고세율 OECD 평균 수준(25%)으로 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높은 상속세가 기업가정신을 저해(93.6%)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96.4%)시킨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85%는 우리 상속세 최고세율(50%)에 대해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 등으로 전환’하거나 ‘OECD 평균 수준(25%)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현 수준이 적당하다’는 응답은 9.3%, ‘부의 대물림 방지와 불평등 완화 차원에서 현 수준보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4.3%에 그쳤다.
우리나라 상속세는 과세표준 금액에 따라 최대 50%(최대주주 할증 시 60%) 세율을 적용한다. 이는 OECD 국가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고, OECD 평균(약 25%)의 2배 수준이다.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가정신을 약화시키거나 기업가치를 하락시킨다는 응답이 많았다. 현재의 높은 상속세율이 기업가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에서, ‘기업인의 기업하려는 의지와 도전정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응답이 93.6%(매우크게 작용 47.9%+일정부분 작용 45.7%)로 나타났다.
‘상속세 부담으로 한국 기업의 오너들이 주가 부양에 소극적이거나, 오히려 낮은 주가를 선호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국내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 기업 주가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응답은 96.4%(매우 심화시킴 47.1%+일정부분 심화시킴 49.3%)에 달했다.
응답자 68.6%는 현재 경영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경영 부담 등의 이유로 자녀에게 승계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녀에게 승계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20.7%에 불과했다.
경총은 “기업하기 어려운 경영환경과 반기업정서 등 기업인들의 현실적인 애로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인 상속세 과세방식 전환 문제에 대해서는 현행 유산세 방식의 상속세 과세방식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응답 비중이 82.1%로 가장 높았다. ‘현행(유산세 방식)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15.7%에 그쳤다.
현행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유산 전체에 대해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이다. 반면 상속세를 부과하는 OECD 24개국 중 20개국이 채택한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 개개인이 실제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상속세율 인하, 공제 확대 등으로 상속세 부담이 줄어들 경우 기업의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묻는 설문에서는 ‘도움된다’는 응답이 69.3%였고, ‘도움 안됨’ 응답은 27.8%, ‘영향 없음’ 응답은 2.9%로 각각 나타났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을 창업한 30~40대 젊은 기업인들도 세부담이 과도한 우리 상속세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젊은 기업인들의 도전정신을 키우고 벤처‧스타트업을 비롯한 기업의 영속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상속세제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입법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