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완화만 치료하던 퇴행성 관절염… 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는 새 선택지”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자가골수 주사 후 연골재생·통증완화 보고
2∼3기 중기 관절염 환자 진행 늦춰
제대혈보다 저렴… 일상복귀 쉬워 장점”

“그동안 중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 치료는 소염제, 스테로이드 등 통증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그렇게 말기까지 진행돼 통증이 심하고 보행이 어려운 상태가 되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할 수밖에 없었죠. 이런 상황에서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통증이 줄고, 심지어 연골재생 효과에 대한 보고도 나왔습니다. 2∼3기 중기 환자에겐 관절염 진행을 최대한 늦춰 인공관절수술을 피해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죠.”

이수찬(사진) 힘찬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중기 무릎관절염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개선에 안전하고 유효하다고 평가한 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의 효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무릎 관절염은 무릎 뼈를 감싸며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이 마모된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뉘는데 3기부터는 뼈가 맞닿기 시작하면서 통증이 심한 편이다. 그러나 한번 닳은 연골은 재생되지 않아 기존 치료에서는 통증 완화와 보행 기능에서 환자의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자가골수 줄기세포는 골수 흡인 농축물에 포함된 줄기세포 및 성장인자 등이 단백동화와 항염 효과를 유발해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기능 개선 효과를 불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SCIE급 저널 헬리온(Heliyon)에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 전후 효과를 비교한 논문에서는 통증을 나타내는 지표인 NPS(numeric pain scale)가 치료 전 평균 8.33에서 치료 후 평균 4.49로 약 54%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무릎 기능을 나타내는 척도인 OKS(Oxford knee score)는 치료 전 평균 20.20에서 치료 후 평균 32.92로 61%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연골 두께가 10∼11% 재생됐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줄기세포 치료는 크게 ‘자가 줄기세포 치료’와 ‘제대혈(타가) 줄기세포 치료’로 나뉜다. 자가 줄기세포 치료는 골수나 지방 등 환자의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공식 인정된 것은 골수가 유일하다. 반면 기존에 시행되던 타가 줄기세포는 타인의 ‘제대혈’, 즉 태반과 탯줄에 있는 혈액에서 분리한 것이다.

이 대표원장은 “자가골수 줄기세포치료는 마취나 절개 없이 주사로 시술하기 때문에 치료 후 일상생활이 바로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며 “비용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반면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는 1.5㎝ 절개를 통해 줄기세포 치료제를 도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마취와 입원이 필요하고 수술 후에도 3∼6주 정도 체중 부하를 제한해야 한다. 또 연골결손 면적이 2~9㎠인 경우에만 치료가 가능했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시술은 골반에서 골수를 60㏄ 정도 뽑아 원심분리기로 돌려 다량의 줄기세포 및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농축물을 3㏄ 정도 추출한 뒤 이를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며 끝난다.

이 대표원장은 “추출과정에서 줄기세포 외에 다른 성분이 많이 포함되면 몸이 붓거나 통증이 심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손으로 추출하게 되면 추출하는 사람에 따라 줄기세포의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손 추출’ 대신 특허받은 분리기를 따로 도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치료 이후 철저한 관리도 당부했다. 그는 “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좋아졌다고, 혹은 무조건 조심한다고 운동을 피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달리기 등 무릎에 충격이 가는 운동은 피하되 대퇴사두근(허벅지 앞 근육) 강화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