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서 29일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추모행사 참여자들로부터 거센 야유와 항의를 받았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50분쯤 김경진·박소연·이소희 혁신위원과 함께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등이 주최한 추모행사를 개인 자격으로 찾았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을 한 인 위원장은 서울광장에 차려진 희생자 분향소에 헌화·묵념한 뒤, 1부 추모대회가 끝날 때까지 약 1시간 30분간 자리를 지켰다.
그는 추모행사에 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옆자리로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하기도 했다.
행사에선 이 대표를 비롯해 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대표가 차례로 추도사를 읽었지만,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인 위원장은 별도로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불참을 비판하고 책임자 처벌과 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는 추도사를 하는 것을 묵묵히 들었다. 행사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깃발도 걸렸다.
인 위원장이 1부 추모행사를 마치고 이석하자, 일부 추모대회 참석자들은 퇴장하는 인 위원장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야유를 쏟아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제정하라’ 손팻말을 들어 올리며 “국민의힘은 사과하라”, “윤석열 정부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인 위원장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꺼져라”라는 요구와 “도망가지 말라”는 상반된 요구가 뒤섞이기도 했다. 인 위원장에게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는 참석자도 있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인 위원장이 행사장을 떠나 차량에 탑승하는 5분 동안 따라붙어 손으로 밀치며 “한국인도 아니지 않느냐" 등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퇴장 도중 국민의힘을 비난하던 한 남성이 그의 어깨를 손으로 밀치면서 잠시 휘청이기도 했다.
항의하는 이들이 행사장을 떠나 도로변까지 따라오자 인 위원장은 오후 6시 30분쯤 차량에 탑승해 쫓기듯 떠나야 했다.
추모대회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병민·김예지 최고위원 등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국민의힘 권은희·최승재 의원 등도 함께했다.
한편, 인 위원장이 도착하기 전 분향소에서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보낸 근조 화환이 훼손되는 일도 발생했다. 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근조 화환에 붙은 김 대표의 이름을 떼고 발도 밟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