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저온, 우박, 집중호우, 태풍, 또 우박”…농민 ‘시름’

지난 4월 이상저온 현상을 시작으로 우박과 집중호우 등이 이어지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4월 이상저온, 6월 우박, 7월 집중호우, 태풍에 이어 이달 또 우박이 내리는 등 자연재해로 농작물이 피해를 보았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6일 오후 충북 북부지역에 낙뢰와 강우를 동반한 우박이 내리면서 수확기를 맞은 사과 등의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26일 충북 북부지역에 낙뢰와 강우를 동반한 우박이 내리면서 단양지역의 한 배추밭이 초토화됐다. 단양군 제공

충주와 제천, 단양 등지의 3876농가 294.6ha의 농작물이 피해를 봤다.

 

비닐하우스나 축사 지붕도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엔 지난 4월 온화하던 봄 날씨가 지속하다 갑자기 한파와 강풍으로 영하의 날씨를 기록했다.

 

개화기를 맞은 과수의 씨방과 꽃이 갈변하고 수정 능력을 잃어 과실을 맺지 못하거나 낙과가 발생할 우려가 생겼다.

 

피해 면적은 보은군 193.1ha, 제천시 136.2ha, 청주시 86.6ha, 괴산군 72.2ha, 음성군 70.8ha, 충주시는 1.7ha다.

 

품목별로는 사과 698농가 378.5ha로 가장 많았고 복숭아 145.1ha, 배 32.9ha, 자두 7.3ha, 순이다.

 

체리와 감자, 옥수수 등 작물 피해는 77.7ha에 달했다.

 

지난 6월 5~6일엔 우박과 호우가 농작물을 덮쳤다.

 

2844농가 1204ha에 농작물이 초토화됐다.

 

이는 축구장 1788개에 이르는 면적이다.

 

한달 뒤인 지난 7월엔 집중호우로 2993ha의 농경지가 침수 피해 등을 당했다.

 

특히 20여일간 평균 581㎜가 쏟아진 폭우로 7월 역대 강수량 2위를 기록하며 농작물 피해면적도 3088.1ha로 컸다.

 

가축은 닭 17만 마리 등 총 20만 7499마리가 폐사했다.

 

충북 2006년 7월 699㎜로 가장은 비가 내렸다.

 

여기에 같은 달 충주지역에선 과수화상병까지 발생했다.

지난 26일 충북 북부지역에 내린 우박으로 단양지역의 한 과수농가 사과가 피해를 봤다. 단양군 제공

◆농가소득 줄고 인건비 등은 늘고 자연재해까지

 

농가소득은 줄고 자연재해는 늘고 있다.

 

또 전기요금과 면세유, 사료비, 인건비가 크게 올라 농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꽃임 충북도의원은(제천1) 도의회 제40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지난해 농업 소득은 농가당 겨우 900만원 수준으로 2021년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30년 전인 1994년의 1000만원 정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라며 “반면 농업용 전기요금, 면세유, 사료비, 인건비 등 거의 모든 것이 급등했고 냉해·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까지 이중, 삼중으로 농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등 농업현실이 너무도 힘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김영환 충북지사(왼쪽)와 국민의힘 엄태영 국회의원이 단양지역 사과농가를 찾아 우박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재난지원금에 생계비, 학자금, 이자감면 등 지원

 

충북도는 농가 우박 피해현장을 확인하고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복구비 지원으로 국·지방비를 포함해 7억3000만원을 지원한다.

 

농가 단위 피해율 50% 이상엔 생계비와 학자금, 경영자금 상환 연기, 이자감면 2년 등의 간접지원도 하기로 했다.

 

피해조사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으로 다음달 5일까지다.

 

수확과 판로에도 도움을 준다.

 

도시농부 648명(충주 289명, 제천 292명, 단양 103명), 일손이음 178명, 유관기관 일손 돕기를 추진한다.

 

여기에 농협 유통망과 로컬푸드 직매장, 도심지 관광지, 도 산하기관 및 유관기관 등에서 판매를 돕는다.

 

수확을 마친 생과나 못난이사과, 가공용 사과를 구분해 쓰임새에 맞는 소비촉진도 이뤄진다.

 

못난이사과는 사주기 캠페인도 벌인다.

 

재해보험 미가입 64농가 31.9ha, 재해보험 가입 농가 중 손해평가 완료 농가에 우선 지원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경미한 우박 피해 과수는 수확해 판매하고 신속한 피해조사와 복구,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농가 피해보상도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