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하락에 성장 부진이 겹치면서 국내 1인당 국민소득이 주요 7개국(G7) 입성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원화 가치가 떨어진 데다 성장 부진까지 겹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년 연속 이탈리아에 뒤처지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의 통계 시각화 서비스 ‘금융·경제 스냅샷’에 따르면 세계은행(WB) 최신 통계 기준으로 2022년 한국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만5990달러로 집계됐다.
이탈리아는 3만7700달러로 G7 중에서 가장 적은 1인당 GNI를 보유했으나 한국보다는 1710달러 많았다.
세계은행의 1인당 GNI 산출 방식은 '아틀라스(Atlas) 방식'으로, 환율 변동 효과를 줄이기 위해 당해년도가 아닌 최근 3개년도 평균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앞서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이탈리아의 성장률이 -9%로 하락하자 일시적으로 이탈리아를 앞선 바 있으나, 2021년에는 다시 1020달러 차이로 뒤진 바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가 이탈리아에 2년 연속으로 뒤처진 것은 성장뿐만 아니라 환율·물가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연 평균 달러당 원화 가치(원·달러 환율)는 1291.95원으로 2021년(1144.42원)에 비해 12.89% 절하됐다.
이탈리아가 사용하는 유로화도 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절하율이 10% 수준이어서 원화보다는 나았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의 경우 이탈리아가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3.7%를 기록해 우리나라(2.6%)보다 1.1%포인트(p) 높았다.
올해는 환율이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은 터라 이탈리아를 역전하려면 경제 성장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야 한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0.8%로 낮췄고, 한국 정부는 1.4%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