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거부한 日 가리비, 결국 주일미군 입으로…美 “미군 日 현지 해산물 구매는 최초”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을 대량 구매해 주일미군(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에 제공한다.

 

30일(현지시각)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군과 일본 수산업협동조합 간의 장기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가리비를 시작으로 다른 해산물까지 구매하는 걸 검토하고 해군뿐만 아니라 군사 기지 상점, 식당에서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이전까지 일본 현지 해산물을 구매한 적은 없었다”며 “이런 시도는 중국이 ‘경제 전쟁’의 일부라고 말한 일본산 해산물 수입 금지 조처에 따른 피해를 상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거부한 일본산 해산물을 미국이 사주겠다는 의미다. 중국과 현재 관계가 좋지 않은 미국은 이번 결정을 통해 일본과의 동맹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주일미군은 우선적으로 가리비 1톤(t)을 구매할 방침이며 점차 양과 종류를 늘려갈 전망이지만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없는 건 아니다.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시점에 일본산 수산물을 먹는다는 건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다 이를 군인에게 제공해 일각에서는 “군인이 봉이냐”, “군인과 군인 가족들의 의견은 묵살하냐”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의 수입 금지 조처로 일본 수산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수산백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일본의 전체 수산물 수출액 3873억엔(약 3조4943억원) 가운데 22.5%,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의 전체 수산물 수출액 가운데 1위는 가리비로 911억엔(약 8219억원, 23.5%)을 수출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중국이 수입한 가리비는 10만톤을 넘는다. 중국은 일본산 가리비를 껍질이 붙은 채 가져와 현지에서 가공한 다음 미국 등으로 수출한다. 그간 일본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일본 10개 지역의 수산물에 대해서만 수입을 금했는데 오염수 방류 직후 수입 금지 대상을 일본 전역으로 확대했다.

 

중국 판로가 막힌 일본은 가리비 10만분을 학교 급식으로 무상 제공하겠다고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가리비를 보관할 공간조차 없어 재고 소진을 위해 ‘급식 무상 제공’ 카드를 꺼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