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토종 주포 허수봉의 오늘 포지션은? 최태웅 감독 “앞으로 아웃사이드 히터로 고정시키고 쓴다”

“성적은 좋지 않지만,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요”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의 2023~2024 V리그 1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3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서 만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에게 ‘감독 부임 후 가장 힘든 시즌 초반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돌아온 대답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4일 대한항공과 시즌 개막전에서 0-3 완패한 이후 18일 우리카드, 22일 삼성화재에 내리 0-3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지난 26일 한국전력과는 풀세트 접전을 치르며 2-3으로 패해 시즌 첫 승엔 실패했지만, 올 시즌 첫 승점을 따냈다. 최 감독은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서 훈련 분위기도 좋다. 조금씩 선수들이 나아지는 모습이다. 반등할 기회는 꼭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개막전 패배 이후 최 감독은 주요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인해 2라운드 중반쯤은 되어야 팀이 정상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한국전력전은 팀 전력이 서서히 올라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최 감독은 “팀 전력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긴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연속적인 패배는 심리적인 부분에 좋지 않다. 그래서 도움을 많이 주려고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팀의 콤비네이션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지난 한국전력전에서 최 감독은 주전 세터로 김명관을 기용했다. 시즌 준비를 이현승 주전 세터 체제로 했기에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최 감독은 “(이)현승이를 주전으로 준비했다. 비 시즌에 훈련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부담감이 큰 모양이다. 아무래도 어린 선수다 보니까 시즌 초반의 팀 부진에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서 여유 시간을 주려고 한다”면서 “지난 경기엔 (김)명관이가 좋았다. 그래서 풀 세트를 모두 주전으로 뛴 것이다. 오늘도 김명관이 주전으로 나간다”라고 답했다.

 

현대캐피탈 팬들에겐 경기 때마다 토종 에이스 허수봉의 포지션이 어디일지 궁금할 법 하다. 지난 시즌 부동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엔 외국인 선수로 아포짓인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리비아)가 영입되면서 허수봉은 아웃사이드 히터와 미들 블로커, 아포짓까지 세 자리를 오가고 있다. 오늘은 어떤 포지션에 뛰느냐 묻자 최 감독은 취재진에게 “어디가 좋은 것 같아요?”라고 되물었다. 본 기자가 “팀이 정상화되려면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오는 게 제일 바람직한 방향 같다”고 답하자 최 감독은 웃으며 “오늘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허)수봉이에게 미들 블로커로 뛰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시키면서 훈련 땐 아웃사이드 히터 관련 연습을 시키려고 했다. 그렇게 하면서 2,3라운드 때까지 적응을 하면 시즌 중후반에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완전히 고정시키려 했는데, 4경기를 치러보니 수봉이처럼 큰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를 날개로 써야겠더라. 오늘 수봉이가 왼쪽에서 뛰게되면 아흐메드의 공격부담도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경기에 미들 블로커로 뛰었던 허수봉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가면서 빈 자리는 베테랑 최민호가 선발로 나선다. 최 감독은 “(최)민호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재활을 오래했다. 아마 선수 본인도 재활을 이렇게 오래한 것은 처음일 것이다.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차이 페이창에 대해선 최 감독은 흡족해했다. 그는 “페이창 선수는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우리 팀에 더 녹아든다면 올 시즌뿐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우리팀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001년생의 페이창은 아직 순수한 면도 있다. 최 감독은 “오버하는 모습이 귀엽다. 팀원들과 정한 세리머니를 하다가 무릎이 까졌다더라. 성격도 온순하고 팀원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도 좋다. 실력 향상이 더욱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