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일 경기도 김포시 등을 서울시에 편입하겠다는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놓고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직 당의 공식 입장을 정하지 않은 민주당은 해당 구상이 선거를 겨냥한 '뜬금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물밑에선 수도권 여론 추이를 면밀히 살피는 분위기다.
총선 수도권 표심을 겨냥한 여당의 이슈몰이에 적극 호응하기도 그렇고, 섣불리 반대했다가 자칫 편입 대상 지역을 중심으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굳이 반대 입장을 정할 필요는 없고 신중히 대응할 것"이라며 "행정부 내부 논의 과정에서 무리라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일제히 여당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급조된 선거용 정책'이라는 데 비판의 초점을 맞췄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선거를 앞두고 정략적으로, 포퓰리즘적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그냥 일단 던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등 행정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행정 대개혁' 역제안도 내놨다.
홍 원내대표는 "국토 전체를 놓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김포를 서울에 붙이냐 마느냐로 하면 지역 이기주의만 부추기게 된다"며 "행정 대개혁을 한번 제안하고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BBS 라디오에 나와 "여당이 신중히 검토해서 말하고 있는 건지 의문점이 있다"며 "막 던지기만 하면 굉장히 아픈 상처들만 깊게 남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역술인 천공이 서울과 경기도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며 날을 세웠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천공이 지난 8월 26일 해당 주장을 언급한 강연 영상을 재생하고 "설마 했는데 또 천공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최고위원은 "왜 윤석열 정부 들어 진행되는 해괴한 정책과 천공의 말은 죄다 연결돼 있을까"라며 "대통령과 집권 여당 대표가 무속인을 철석같이 믿고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라고 주장했다.
강득구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렇게 불쑥 뜬금없이 중요한 사안을 던진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윤석열 정권에서 이해가 안 되는 일은 천공을 보면 된다는 시중의 얘기가 다시 떠오른다"고 비꼬았다.
신영대 의원도 "총선 전략마저 천공 지령인지 의구심이 든다. 국민들이 (천)인(공)노한다"고 적었다.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은 여론을 살피는 분위기다.
김포 지역구 의원들(김주영·박상혁)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김포와 함께 서울 편입 대상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하남이 지역구인 최종윤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총선과 당리당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선 안 된다"면서도 "찬반을 떠나 주민 의견을 모으고 공통된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수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명백한 선거용 정책이지만 편입 대상 지역 주민들의 긍정 기류도 없지 않아 상황을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