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도, 구직활동도 안 하는 ‘쉬었음’ 인구가 1년 새 8만명 넘게 늘어났다. 특히 20∼30대에서 급증하면서, 청년층 쉬었음 인구만 7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역대 최고 고용률을 보이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체감 고용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1616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3000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의 활동 상태는 가사(36.5%), 재학·수강 등(20.4%), 연로(15.6%), 쉬었음(14.4%) 등 순이었다. 남자는 쉬었음(30.6%), 여성은 가사(55.9%)가 가장 많았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뜻하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보다 8만3000명 늘어난 232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쉬었음 인구가 1년 새 2만8000명 늘어 3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30대도 같은 기간 25만4000명에서 29만2000명으로 3만8000명 증가했다. 20, 30대 청년층 쉬었음 인구만 67만6000명에 달하는 셈이다.
60대와 40대 쉬었음 인구도 각각 5만2000명, 2000명 늘었다. 반면 70세 이상과 15∼19세는 각각 3만6000명, 6000명 줄었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왜 쉬었는지’를 연령대별로 분석했다. 10∼30대와 40대 이상에서 특징이 달랐다. 15∼29세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가 32.5%로 가장 많았다. 비슷한 사유인 ‘일자리가 없어서’도 7.3%로 집계됐다. 이어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음’(23.9%), ‘몸이 좋지 않아서’(18.2%) 순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는 ‘몸이 좋지 않아서’가 30.0%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29.9%)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음’과 ‘일자리가 없다’가 각각 16.8%, 8.3%로 뒤를 이었다. 40대 이상에서는 ‘몸이 좋지 않아서’ 쉬었다는 비중이 가장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령층이 낮으면 일과 관련된 사유가 많았고, 고령층일수록 몸이 좋지 않다거나 이전에 하던 일을 마치고 다음 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쉬는 것처럼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직원을 두지 않고 홀로 일하는 자영업자 수는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8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의 비임금근로자는 672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8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3.4%로 8월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는 지난해보다 늘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고용주)는 141만3000명으로 5만9000명 증가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자영자)는 3만4000명 증가한 437만명으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