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 치킨·피자 올려도 된다…축문 한글도 가능”

“제사 핵심은 가족들 화합…초저녁 오후 6시 지내도 돼”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으로 간소화된 제사상을 올려도 된다는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의 권고가 2일 나왔다.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은 2일 오전 국회의사당 국회소통관에서 ‘2023 전통제례바로알리기’ 기자회견을 열고 ‘전통제례 보존 및 현대화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일반 가정이 각자의 형편에 맞게 제사를 지내던 방식을 대부분 수용한 내용이다. 최 위원장은 “이번 권고안 발표는 제사가 너무 번거롭고 힘들어서 지내지 못하겠다는 분들을 위해서 마음의 짐을 덜어드리고자 발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권고안의 진설을 살펴보면 기제(조상의 사망일에 지내는 제사)의 경우 밥과 국, 술과 과일 3종 등을 포함, 간소화했다. 

 

묘제(무덤 앞에서 지내는 제사)는 술과 떡, 간장, 포, 적, 과일이 진설 되고, 과일의 경우 한 접시에 여러 과일을 같이 올렸다. 또한 가정의 문화, 지역의 특성, 제사의 형식, 형편에 따라 달리 지낼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일반가정에서 지내는 제사 권고안에 대해 “주자가례에 의하면 제례에는 사시제, 시조제, 선조제, 예제(禰祭), 기일제(忌日祭), 묘제(墓祭)의 6가지가 있는데 지금 남은 것은 기일제, 시제 중 일부와 묘제가 남아 있다"며 “그 중에서 일반가정에서는 돌아가신 날 지내는 기일제를 가장 많이 지내고 있기에 기일제에 중점을 두고 발표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사의 핵심은 사랑과 공경으로 정성을 다함에 있다”며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는 가족이 모여 안부를 묻고 화합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제사상은 간단한 반상에 좋아하시던 음식을 더 올리거나 생일상처럼 차려도 좋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제사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지낼 수 있으며 제사음식은 고인이 평상시에 좋아하는 음식을 올려도 무방하다”며 “제사의 주재자도 성별을 따지지 않고 가장 가까운 연장자가 주재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전통제례 보존 및 현대화 권고안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반영한 결과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6명이 제사를 지내고 있지만 앞으로 제사를 지속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4명 남짓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례 문화 관련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9%가 앞으로 제사를 지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에 제사를 지낼 계획이 있다는 답변은 44.1%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리플릿과 카드뉴스는 필요로 하는 기관이나 일반인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