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시계중고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2014년 창업 후 디자인·마케팅 직원을 채용해 업체 홍보에 적극 나섰고 50대의 시계 수리 장인 두 명을 영입해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다 현금운용에 어려움이 생겼고 코로나19와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맞았다. 사업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신용도 하락으로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에 발을 디뎠다. 이자 부담만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지난해 폐업까지 고민하던 그는 우연히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통한 대환대출을 알게 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원으로 저금리 대출로 갈아탄 뒤 위기를 넘겼고 이젠 신제품 기획까지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강릉에 수산물 전문 음식점을 시작한 B씨는 영업 3개월 만에 강릉 산불 피해로 1억원에 가까운 재산피해를 봤다. 개업 준비에 많은 돈을 지출한 상황이라 다시 일어서기 위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다. 가게가 문닫은 상황에서도 임대료와 인건비, 공과금을 부담해야 했다. 금전적 어려움이 극에 달할 무렵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1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았다. 신속한 대출지원 덕에 산불 피해가 발생한 지 얼마 안 돼 가게 리모델링을 끝내고 지금은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소상공인이 자생력을 확보하고 생업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상공인 정책자금이 내년에 증액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성장기반자금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금이다. 소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공인특화자금, 업력 3년 이상의 소상인에게 지원하는 성장촉진자금, 혁신형 소상공인 및 스마트 기술·설비 도입 소상공인을 위한 스마트자금, 민간 투자자의 투자·펀딩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민간투자연계형매칭융자로 구성된다. 최대 지원금액은 운전자금 1억원, 시설자금 5억원이다.
‘소상공인의 온전한 회복과 도약’을 국정과제 1호로 삼은 윤석열정부는 내년 소상공인 정책자금(정부안 기준)을 올해 대비 8000억원 증액한 3조8000억원 규모로 지원해, ‘3고’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상승한 대출금리로 이자를 갚지 못해 연체하거나 종업원을 줄이고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한 경기위축이 본격화하기 전에 소상공인의 이자부담을 줄여주고 조금씩이라도 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조류 독감 등 식자재 관련 이슈로 인한 수요 감소, 지역 내 주력산업의 침체 등 소상공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매출이 감소하는 문제도 해결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소상공인이 보유한 금융권 사업자대출 중 7% 이상 고금리 대출이나 대출연장 거절 등으로 갑작스럽게 상환부담이 증가한 대출을 10년 장기 분할상환 정책자금으로 전환하는 대환대출을 5000억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다. 감염병 확산이나 지역의 갑작스러운 경제위기 등 예기치 못한 대외 변화·사건으로 일시적 경영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자금도 3000억원 마련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올해보다 규모가 커진 2024년 소상공인 정책자금이 복합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 서민경제를 지탱하는 680만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