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할 법적 근거 없어”…부산 불꽃축제도 ‘바가지요금’?

‘부산 불꽃축제’ 11월4일 개최
부산시·수영구…바가지요금 점검
“예약금 제지할 법적 근거 없어”

자릿세만 7만원, 10만원. 편하게 식당에 앉아서 불꽃을 관람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가격이다. 여기서 음식을 주문하면 2인 기준 비용은 순식간에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부산에서도 여의도 불꽃축제의 바가지요금이 재현되는 듯하다.

 

오는 4일 제18회 ‘부산 불꽃축제’가 광안리 해변에서 진행된다. 지난달 열린 제19회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인근 숙박업소 바가지요금이 기승이었다. 부산 광안리에서도 식당과 숙박업소에서 바가지요금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법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세계일보 자료사진

2일 세계일보는 광안리 해변에 있는 식당에 예약 조건을 문의했다. 그 결과 대부분 식당이 자릿세가 있거나 식당이 지정해주는 메뉴를 주문해야 했다. 첫 번째 식당의 자릿세는 7만원이다. 예약 금액이 1인당 7만원으로 불꽃축제 당일 식사비는 별도다. 추가로 2인 기준 5만원 이상 주문이 필수다.

 

두 번째 식당은 자릿세가 없었다. 자리는 딱 1곳 남아있다고 한다. 대신 1인 8만5000원 상당의 정식을 주문해야 자리를 예약할 수 있다. 세 번째 식당은 예약금으로 2인 기준 20만원을 내야 한다. 다만 20만원에 1인 5만원짜리 정식가격이 포함돼 있었다. 즉 자릿세가 1인 5만원인 셈이다. 다행히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횟집은 자릿세도 없었으며, 필수로 먹어야 하는 음식도 강요하지 않았다.

 

이날 숙박시설 예약 플랫폼에선 축제 당일과 2인을 기준으로 ‘광안리’ 검색하자 10만원대부터 10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의 숙소가 나왔다. 가장 저렴한 숙소는 19만3500원이었고, 가장 비싼 숙소는 127만8000원이었다. 하지만 바다가 보이는 곳을 예약하기 위해선 35만원 이상을 내야 했다. 특히 130만원에 달하는 숙소의 다음 주 주말 예약가는 43만1550원으로 약 3배 정도 차이가 났다.

 

부산시와 수영구는 바가지요금 지도점검에 나섰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부산시와 수영구가 지난주부터 합동으로 지도점검을 진행했다”며 “다만 지자체가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부분은 가격 게시에 관한 것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영업자 준수 사항을 설명해드리고 계도하고 있다”면서 “게시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받거나 일반인이 괴리감을 느낄 수 있는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영구는 자체적으로 지난달 4일부터 축제 당일까지 가격표 게시를 점검하고 있다. 광안리 해변에 있는 숙박과 식품접객업소를 대상으로 2개 점검반 4명이 점검한다. 식당 밖에 적혀있는 가격을 포함해 가격표 게시 여부와 과다요금 관련 현장 점검과 계도가 주요 활동이다. 점검 결과 가벼운 사항은 현장에서 조치하고, 중한 위반사항은 확인서 징구 후 관련법에 따라 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