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전쟁범죄”…이스라엘군 난민촌 공습에 국제사회 경악

美 “군사작전 중단 합의 촉구”…유엔 “하루 어린이 400명 사상”
이스라엘 “휴전은 없다”…하마스 ‘인간방패 전술’ 주장하며 강공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시티를 둘러싼 이스라엘군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아랑곳하지 않고 인근 난민촌을 사흘 연속 폭격하면서 역풍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가자시티 바로 북쪽에 위치한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간 공습으로 죽고 다치거나 실종된 사람이 1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당한 아이들이 병원에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NYT는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당국이 밝힌 사상·실종자 집계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현지 병원 관계자들은 최소 수십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삼은 탓이라며 화살을 하마스 측에 돌렸지만, 국제여론은 냉담한 상태다. 하마스 제거를 위해서라면 민간인 살상도 감수하겠다는 태도로 풀이돼서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현재 이스라엘로 이동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인질석방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 전달을 위해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잠시 중단하는 데 합의할 것을 이스라엘 정부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자지구의 남녀와 어린이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 조처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1일 자발리야 공습 현장에 대해 “끔찍하고 소름 끼친다”면서 25일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하루 평균 400명의 어린이가 죽거나 다친 것으로 보고됐고, “이런 것이 ‘뉴노멀’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2일 “이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불균형적(과도한) 공격들이란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리오르 하이아트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하마스가 가자 주민을 ‘인간방패’로 쓰고 있다면서 “모든 책임은 하마스 테러범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그 어느 나라도 민간인 사상을 예방하는데 이스라엘과 같은 수준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보다 더 나쁜 테러조직과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현재로선 휴전이란 개념을 전혀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