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가 자신이 운영하던 펜싱학원에서 일어난 학생 성폭행에 대해 방관하며 연인이었던 전청조와 밀회를 즐겼으며, 전청조(27)는 피해학생에게 성희롱과 협박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디스패치는 남현희 보호자 노릇을 자처한 전씨가 코치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개인 레슨에 참석하지 못하는 피해 학생 A양에게 “너 코치랑 했냐?”, “선수생활 못하게 한다”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가해자인 J코치는 지난해 9월부터 고등학생 A양을 개인 체력단련실로 불러 성추행했다. 그는 장학생 추천 서류 작성을 빌미로 A양의 개인정보를 알아내 이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훔쳐보며 수시로 연락, 폭언과 폭행까지 일삼았다.
A양은 J코치의 폭언과 폭행에 대해 어머니에게 알렸지만,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서는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 A양의 어머니는 그해 12월 남현희에게 J 코치의 폭행, 폭언에 대해 알리고 딸과의 분리조치를 요청했다.
A양은어머니에게 알리지 못했던 성추행 사실을 남현희에게는 털어놨다. 남현희가 해결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 그러나 분리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월, 전씨가 나타났다.
남현희는 1월 말 유소년 국가대표선수 선발전에 J 코치를 배제하고 A양과 동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약속을 저버리고 전씨와 괌 여행을 가버렸다.
그러는 동안 J코치는 A양의 전담 코치를 자처했다. 결국 A양은 2월에 학원을 그만뒀고, J코치는 중학생 B양을 다음 타깃(표적)으로 잡아 성추행을 이어갔다.
이후 J코치는 4월에 열린 펜싱대회에서 화장실에 가는 A양을 발견했고, 몰래 따라가 뒤에서 껴안았다. 대회 내내 불안에 떨어야 했던 A양은 결국 어머니에게도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크게 놀란 A양의 어머니는 6월 남현희에게 연락했다. 남현희는 이미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처음 듣는 얘기인 것처럼 행동하거나 “듣기는 했지만 증거가 없지 않냐” 등 무책임한 말을 늘어놨다.
그러면서 ‘A양에게 새로운 코치를 소개해 주고, 대학 입학에 도움을 주겠다’ 등 본질에서 벗어난 해결책을 제시했다. A양의 새로운 코치는 전씨가 차린 ‘매널’ 펜싱학원 소속이었다.
이에 더해 전씨는 A양에게 “왜 레슨(개인지도)을 오지 않느냐”고 따져물었다. J코치 때문에 레슨을 못가고 있다고 하자 전씨는 담배를 피우며 “너 J 코치랑 했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는 이유가 있어. 너 선수 생활 못 하게 할 수 있어”라며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A양은 펜싱부 단톡방에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실신했다.
다음날 A양의 실신 소식을 전해 들은 중학생 B양은 “나도 J 코치에게 당했다”고 폭로했다.
남현희는 피해 학부모들에게 사과했으나 입단속을 했고, SNS에는 한우 회식 사진,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진을 올렸다.
7월8일 J코치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남현희와 전씨는 성폭력 문제로 닥쳐올 파문에 철저히 대비하는 태도를 보였다. 전씨는 혹시 모를 소송에 대비해 인스타그램에 김앤장 로펌 사진을 올리고 ‘변호사들과 준비 완료. 공격을 하실 건가요? 제가 할까요?’라고 적었다. 남현희도 이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남현희는 인스타그램에 명품 사진을 여럿 올리며 전씨와의 애정을 과시했다. 남현희는 펜싱학원 성폭행 사건이 J코치 사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되자 더 이상 피해자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한편 다중 사기 의혹을 받는 전씨가 지난달 31일 김포 친척집에서 체포된 후 펜싱학원 성폭력 문제를 방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남현희는 펜싱학원 문을 닫아 걸었다. 2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남현희는 수강생들에게 수강료 환불이나 수업 재개에 대해 어떤 안내도 하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