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하락’에 배팅한 투자자들이 최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이달부터 증시가 실적 장세로 들어서면서 점차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코스콤의 상장지수펀드(ETF) CHECK 월간리포트에 따르면 10월 수익률 상위 10개 ETF 종목은 모두 인버스 상품들이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지수나 종목들을 역추종해 하락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상품들이다. 1위는 이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TOP인버스’로 27.48%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이차전지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이차전지 인버스 상품은 지난 9월 상장 이후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선물인버스2X’가 14.38%,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가 14.36%로 각각 수익률 2,3위를 차지했다.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32%),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14.31%),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29%) 등도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한달 간 코스피는 7.6% 하락했고 코스닥은 12.5% 하락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한달동안 3조2113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에서도 444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서서히 국내 주식을 다시 매수하고 있다. 미국의 11월 기준금리 동결 소식 이후 외국인은 지난 2일 코스피에서 1415억원, 코스닥에서 278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3일도 코스피에서 1341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 120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2277.99로 시작한 코스피는 이날 2368.34로 마감하면서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도 736.10에서 이날 782.05로 올랐다.
증권가는 미국의 채권금리 안정과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이달부터 서서히 증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의 수급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8월 이후 코스피 하방압력을 높였던 채권금리 상승이 완화된다면 코스피의 밸류에이션(가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여기에 한국, 중국 경기 모멘텀 요인까지 가세하면 증시 반등 탄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내년 예산안 이슈를 둘러싼 정치권 갈등은 이달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국 예산안 통과에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며 “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지원 예산안에 대해서는 양당간 이견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는 일정부분 낙폭을 되돌린 후 수출·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지표의 개선을 확인하며 점진적인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