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깨친 칠곡할매들, 이번엔 MIC 잡고 랩 배틀

“아흔 넘어 랩까지… 희망 메시지 줄 것”

칠곡군은 지난 4일 래퍼 슬리피를 칠곡할매래퍼그룹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칠공주’를 알리는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배틀 대회를 열었다.

5일 군에 따르면 두 그룹은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치고 랩에 도전한 할머니들로 구성된 8인조 래퍼 그룹이다. 슬리피는 칠곡할매래퍼 홍보대사를 맡아 배틀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슬리피가 홍보대사를 맡게 된 것은 칠곡 할머니들에게 랩을 지도하면서 맺은 인연에서 비롯됐다.

지난 4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서 할매래퍼그룹의 랩 배틀이 열리고 있다. 칠곡군 제공

할머니들의 랩 배틀은 왜관읍 원도심에서 열린 쩜오골목축제에서 진행했다.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칠공주는 ‘나 어릴 적 왜관’이라는 주제로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를 이어 갔다.

슬리피와 김재욱 칠곡군수가 심사위원으로 나섰고, 사상 최초의 할매래퍼그룹 대결은 무승부로 갈무리됐다. 이날 할머니들은 문화의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거듭나며 축제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김 군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칠곡군을 알리고 아흔이 넘어 랩을 하는 할머니들처럼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국민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