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2024년 총선 불출마… ‘대전 서구갑’ 공천 경쟁 본격화

국회의장을 지낸 6선의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이 내년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 선거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박 의원은 6일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국회에서의 내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며 “나의 빈 자리는 시대 소명이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 가진 새 사람이 맡아주길 염원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국회 임기인 내년 5월까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1대 국회 현역 최다선(6선)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대전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 강은선 기자

내년 4월 10일에 치러지는 총선 6개월 전에 불출마 선언을 한 이유에 대해 박 의원은 “불출마 입장은 2020년 6월,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이 됐을 때부터 생각했다”며 “의장을 그만둔 직후엔 선배 의장들을 모시고 출마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혔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출마 시기에 관해서는 국정감사 끝나고 할 것인지, 정기국회가 끝난 12월에 할 것인지 두 가지 시점을 생각했다”면서 “중앙이든 지역이든 자유롭게 열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지역구 출마 예정자들에게는 나에 구애되지 말고 당원모집 등 활발히 움직여 본인 경쟁력을 검증하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개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의원은 “개헌 문제는 윤 대통령께 직접 서너 번 말씀드린 사항으로 지금 대통령께 연합 과반은 서로 협력치 않으면 국회 통과가 되지 않는 ‘연합과반’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역설적으로 국회 통과가 제일 많았던 것은 여소야대의 4당 체제였다”고 말했다.

 

대전시장 선거나 대권 도전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중앙에서 네트워크를 쌓고 태어난 고향에서 봉사하려고도 생각했지만 그런 단계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권 도전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에 대해선 “대전시장과는 같은 당이든 아니든 지금까지 좋은 협조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앞으로도 대전시장과 소통하고 좋은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외교적 역량을 발휘했던 점과 초당적 입각 제안을 받았던 점 등은 강조했다. 불출마 선언문을 읽어 내려가던 박 의원은 한 때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역정가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박 의원의 불출마가 확정되면서 민주당 후보군들의 공천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패배한 장종태 전 서구청장은 일찌감치 서구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마평에 오른 이용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이영선 대전시당 법률지원단장, 유지곤 시당 사회공헌특별위원장 등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의 기자회견엔 장 전 청장과 이영선 법률지원단장이 함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사 출신인 조수연 서갑 당협위원장과 김경석 전 서구의회 부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은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에 출마, 당선된 뒤 같은 지역에서만 내리 6선을 했다. 21대 여야를 통틀어 국회 최다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