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가 금과 다이아몬드, 원유 등 자원이 풍부한 땅을 서로 자국 영토라 주장하며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국제사법재판소(ICJ) 등에 따르면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 국토에 편입된 에세퀴보강 서쪽 15만9500㎢ 규모의 영토 ‘과야나 에세키바(베네수엘라명 에세퀴보)’와 그 유역에 대한 소유권을 놓고 오는 14일 네덜란드 헤이그 ICJ에서 ‘1899년 10월 3일자 중재 판정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연다.
이 분쟁은 베네수엘라가 19세기 초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당시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가이아나 지역 영토에 대한 실효적 지배력을 문제 삼기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6년 가이아나 지역은 영국령(영국령 기아나)으로 넘어갔고, 베네수엘라는 “그곳은 우리 땅”이라고 반발했다. 이후 1899년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영국 손을 들어줬다.
당시 유정 탐사를 진행한 엑손 모빌은 석유 매장량을 32억∼50억배럴 전후로 추산했다. 사탕수수와 쌀 등 농업에 의존해 연 3∼4%대를 기록했던 가이아나의 경제성장률은 본격적으로 석유를 시추한 2019년 이후 20∼40%대로 뛰어올랐다.
베네수엘라는 오는 12월 3일 ‘에세퀴보 방어권 보장을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대외 영향력이 없는 국내 지지 여론 결집용 퍼포먼스다. 가이아나는 베네수엘라의 국민투표에 대해 “자주권 침해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