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이 어제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총선기획단은 유능한 민생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 끊임없이 혁신하는 정당을 콘셉트로 정했다.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요구했던 다선 용퇴 권고,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한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고강도 쇄신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출범한 것이지만 기대보다는 회의적 시선이 많다.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인 데다 비명(비이재명)계가 사퇴를 요구한 조정식 사무총장이 단장이기 때문이다. 총선기획단이 혁신을 명분으로 비명계를 떨어뜨리려 ‘자객공천’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민주당에선 혁신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쇄신에 대한 면죄부라도 얻은 것으로 아는 모양이다. 대신 당 안팎에선 내년 총선에서 200석을 차지하는 압도적 승리를 자신하는 섣부른 낙관론까지 나온다. 혁신 이슈를 여당에 선점당하고도 위기 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지도부·친윤계에 험지 출마나 불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의미를 깎아내리기 바쁘다. 김두관 의원이 “우리도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 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 대표와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소리 없는 메아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