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첫 승까지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사령탑이라는 오명을 쓴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월 부임 이후 첫 5경기에서 3무2패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더니 지난달 튀니지전(4-0)과 베트남전(6-0)에서 자신했던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3연승을 수확,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간 친선전만 치른 클린스만호는 이제 본 무대에 나선다. 대표팀은 이번 달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아시아 2차 예선 일정을 시작한다. 첫 번째 상대는 오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싱가포르이며, 같은 달 21일 중국 원정 경기를 떠난다. 이후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서는 63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클린스만호가 여정을 함께할 최정예 멤버를 모두 소집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월 A매치 기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 2차전에 나설 선수 23명의 명단을 6일 발표했다. 이번 2연전은 내년 초 막을 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대표팀의 마지막 실전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캡틴’ 손흥민(토트넘), ‘축구 천재’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그간 소집해온 선수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새로운 얼굴 없이 지난달 A매치에서 연승을 함께한 명단과 거의 같다. 전체 인원이 24명에서 23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골키퍼 한 자리만 김준홍(김천)에서 송범근(쇼난 벨마레)으로 바뀌었다. 또 수비수 김주성(FC서울)이 빠졌다. 올해 6월까지 소집됐지만 부상으로 한동안 발탁되지 못했던 송범근은 5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프턴), 황인범(즈베즈다), 조규성(미트윌란) 등 유럽파 선수들은 빠짐없이 명단에 포함됐다. K리거 문선민(전북), 정승현(울산), 이기제(수원), 김진수(전북), 이순민(광주) 등도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