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도..” 최근 한 달간 빈대 신고, 지난 10년보다 훨씬 많아

질병청 “내성 살충제 대체 검토”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신축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소독 작업하는 모습. 뉴시스

 

최근 전국에서 빈대 출몰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중 옷에 빈대가 붙은 걸 발견했다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서울 용산구에서 방역전문가, 방역업체 관계자 등과 함께 ‘빈대 발생 현황 관련 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빈대는 노린재목 빈대과의 곤충이다. 먹이를 먹기 전의 몸길이는 6.5∼9mm이고, 몸빛깔은 대개 갈색이다. 그러나 먹이를 먹은 후에는 몸이 부풀어오르고 몸빛깔은 붉은색이 되는데 집안에 사는 개체는 긴 주둥이로 사람을 찌르고 피를 빨며 불쾌한 가려움을 준다. 몸에 많은 개체가 발생하면 수면부족을 일으킨다.

 

문제는 이같은 빈대가 이상고온 등의 여파로 빠르게 확산하는 한편 기존에 사용해오던 피레스로이드계 성분 살충제에 내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승객이 입은 코트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제보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A씨는 “수원에서 무궁화호 탑승, 대전역 KTX로 환승해 동대구역 지하철을 탄 뒤 학원으로 오던 중 빈대를 발견했다”며 “언제부터 제 옷에 있었는지 모르겠고 물린 것 같진 않다. 간지러운 곳이 없고 추워서 트렌치코트 안에 후드를 입고 머리까지 덮고 있어서 몰랐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빈대를 잡은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사진에는 피가 묻은 휴지에 빈대 1마리가 죽어있었다.

 

빈대는 1960년대 각종 시설과 가정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됐으나, 이후 살충제 보급 등 방제가 확산하면서 사실상 생활공간 주변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 등 해외 여러 나라를 중심으로 빈대 문제가 부상하면서 국내에서도 빈대 확산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빈대 신고 건수도 확산 우려가 커진 지난달부터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2014년부터 약 10년간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빈대 관련 신고는 9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달 5일 기준 서울시 각 지자체와 지자체 보건소에 들어온 빈대 발견·의심 신고 건수만 17건에 달한다.

 

올해 10월부터 11월 6일까지 국민신문고를 통해 질병청에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는 총 11건이다. 정부 민원안내 전화인 '국민콜 110'을 통해 들어온 서울지역 빈대 의심 신고도 5건으로 집계됐다.

 

7일부터 전국 지자체 현황이 확인되면 전체 빈대 신고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에서 주로 출몰하는 빈대 종은 반날개빈대와 일반 빈대로, 이 종은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외국에서는 이미 저항성 문제 때문에 다른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대체 살충제 사용 검토를 환경부와 적극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빈대에 물렸을 땐 우선 물과 비누로 씻고 증상에 따른 치료법과 의약품 처방을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빈대에 물린 자국은 빈대의 크기에 따라 일정하지 않은 형태로 나타난다. 또 날아다니며 무작위로 무는 모기와 달리 빈대는 피부 위를 기어 다니며 물기 때문에 물린 자국이 선형으로 나타난다.

 

빈대를 발견하면 스팀 고열, 진공청소기, 오염된 직물의 건조기 소독 등 물리적 방제와 살충제 처리 등 화학적 방제를 함께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빈대에 오염된 매트리스나 가구 등을 폐기할 경우에는 빈대가 새로운 장소로 유입되지 않게 방제 후 버려야 한다.

 

여행 중 빈대에 노출된 경험이 있으면 여행용품을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용품을 밀봉 후 장시간 보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직물류는 건조기에 처리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