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 ‘주 최대 69시간제’ 반대”

“사회적 합의 거쳐야”

국민 10명 중 6명이 이른바 ‘주 최대 69시간제’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달 30∼31일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59세 이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대 66%, 찬성 29.6%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기존의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 확대가 추후 근로자의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47.4%, ‘약간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13.1%로 부정적인 응답(60.5%)이 긍정적인 응답(36.2%)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옷을 입고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 합의로 유연근무제를 도입을 하는 것에는 61.1%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시민들은 이 같은 근로시간 개편을 노사가 대등한 지위에서 결정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1.8%가 노사가 대등한 위치에서 결정하지 못한다고 답해, 그렇다고 응답한 19.3%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주장하는 노사 자율적 협의로 노동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에 대해 실제 노동 현장에서는 노사가 대등한 지위에서 어려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노동시간 관련 노사합의는 사실상 사측 요구가 관철되는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또 정부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하려고 하는 직무 성과급 임금체계에 대해서도 국민 과반수(52.8%)가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에 우선 직무 성과제 도입이 향후 임극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0.4%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27.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배제한 채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노동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국민 상당수가 정부정책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랜 시간에 걸쳐 현장에 뿌리내린 노동시간과 임금체계 등의 개편을 추진하려면 노사가 충분한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 사회적 합의 절차 등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