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몰도바 가입 절차 돌입 임박

집행위 “개혁과제 이행 상황 진전”
회원국 공식 가입 협상 시작 권고
12월 최종 승인… ‘친러’ 헝가리 변수

러시아의 서진(西進)으로 안보 취약성이 부각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입 절차가 조만간 시작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EU가 가입 후보국의 개혁과제 이행 정도를 짚는 1200쪽 분량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몰도바 양국의 진전을 높이 평가하며 이들 국가가 가입 조건을 충족하는 대로 공식적인 가입 협상을 하도록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는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에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할 당시 제시한 총 일곱 가지 사전 개혁 요건 가운데 네 개 분야에 대한 개혁이 완료됐다고 권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부패 척결을 포함한 나머지 세 가지 분야에 대한 개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첫 번째 공식 가입 협상이 개시되기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아울러 몰도바에 대해서도 개혁 조처가 완료된다는 조건 하에 가입 협상 개시를 권고했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낀 인구 250만명의 소국 몰도바는 러시아의 확장에 취약하다는 점 때문에 EU의 레이더망에 걸려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몰도바에서는 지난 2월 러시아가 공작원을 보내 국가 전복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외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대해서도 개혁 조처가 완료된다는 조건을 달고 가입 협상 개시를 권고했다. 조지아에 대해서는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가디언은 이번 권고안이 “러시아의 대규모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통합되는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이 결정은 폴란드, 체코, 발트해 연안 국가, 헝가리 등 10개국이 EU에 가입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블록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권고안은 다음달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가입협상 준비 작업이 즉각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친러시아 행보를 보이는 헝가리가 변수다.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도 어깃장을 놓고 있는 헝가리는 우크라이나가 헝가리계 등 소수민족 권리 보호에 미약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