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박스를 옮기는 로봇이 사람을 박스로 인식해 압착하면서 직원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8일 경남 고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45분쯤 고성군 한 파프리카 선별장에서 로봇 센서 작동 여부를 확인하던 설치 업체 직원 40대 A씨가 로봇 집게에 압착됐다. 이 사고로 얼굴과 가슴이 눌린 A씨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숨졌다. 해당 로봇은 파프리카 박스를 들어 팔레트(화물 운반대)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당시 A씨는 8일 로봇 시운전을 앞두고 동료 1명과 함께 작동 여부를 점검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로봇 센서가 A씨를 박스로 인식해 집게로 들어 압착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가 난 파프리카 선별장을 이용하는 동고성수출농업단지는 약 5년 전부터 이 로봇을 사용해왔다. 농민이 줄어 인력이 부족해진 데다 선별된 파프리카 박스를 2m 이상 높이로 쌓아야 해 로봇을 이용해왔다. 최근에는 이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선별장 작업 라인을 변경하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당초 지난 6일부터 시운전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수출할 계획이었으나 센서 작동 등에 문제가 생겨 8일로 연기된 상태였다.
사고 당일에도 해당 작업을 입찰 받은 업체 직원은 늦은 시간까지 프로그램 작동을 확인하다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현장 안전 관리 책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