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각각 정밀검사와 간이시약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자 일각에서 체내 마약 성분을 지우는 이른바 ‘몸 세탁’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과학수사학 전문가는 “다리털 등에서 모발 정밀감정보다 더 오랜 기간의 투약 여부 등을 알 수는 있지만, 이상한 몸짓 등으로는 투약을 단정할 수 없다”며 “몸 세탁 자체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자 국제법독성학회장인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8일 YTN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모발에서 검출이 안 되면 손톱이나 발톱 등에서도 검출할 수 있다”며 “이런 가능성이 계속 있기 때문에 몸 세탁을 한다고 (마약 성분이) 없어지는 것은 어렵다. 과학도 항상 같이 따라가고 있어서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각에서는 권씨의 행동 패턴 등을 들어 이들의 몸 세탁 의혹이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권씨가 몸을 꺾는 모습 등 독특한 몸짓을 근거로 들어 정밀검사 시 양성이 나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씨의 경우 소변 간이검사와 모발 정밀감정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자 다리털 검사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 교수는 먼저 ‘다리털 검사’가 언급되는 데 대해 “일반적으로 모발은 자라는 속도 같은 게 좀 더 일정하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1cm 정도 모발이 자라서 모발 속에서 약물이 이동하기 때문에 약물 먹은 그 사람의 역사, 히스토리를 알 수 있다”며 “그런데 우리 몸에 있는 다리털 등 다른 털 같은 경우에는 일정하게 자라는 기간에 대한 기준을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발도 검사해서 안 되면 다리털에서라도 한번 해보는, 그런 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리털에서도 검출이 안 되면 몸에 있는 털들을 끝까지 검사하는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약물이라는 게 모발 속에 남아있다 하더라도 몸을 염색을 한다든가, 아니면 씻는다든가 하면서 어느 순간이 지나면 약물이 없어진다”며 “일반적으로 모발은 한 달에 1cm쯤 자라니까 지금 국과수에서는 10cm까지 1년 가깝게, 그 기간 동안을 중심적으로 검사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추가 검사를 할지 안 할지는 수사기관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권씨의 행동 패턴 등에 대해서는 “(마약 투약 여부를) 그렇게 확인하지는 않는다”며 “과학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물을 많이 마시거나 수액을 맞으면 마약 검출이 어렵다’ 등의 속설에 대해서는 “물을 많이 마시거나 폐액을 맞을 경우 배설이 빨라져서 우리 소변 속에 있는 양이 빨리 없어질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팔리는 ‘드러그 디톡스 샴푸’에 관해선 “염색을 하거나 탈색을 할 때 우리 모발 속에 있는 약물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며 “다만 이 디톡스의 성분이 어떤 건가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최근 권씨의 소변과 모발을 확보한 뒤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에 경찰은 권씨의 소변과 모발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 검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간이 검사는 5~10일 안에 투약한 마약에 대한 반응만 나오며, 정밀 검사는 최대 1년 전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권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정밀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오면 혐의 입증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 조사를 받은 이씨도 간이 검사와 정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2차 조사에서 이씨의 다리털을 확보해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다시 의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을 투약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으나, 유흥업소 실장에게 속아 투약했을 뿐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실제 마약을 투약한 고의가 없었다면 그를 처벌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