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일본 도쿄 후타코타마가와에 있는 BBQ ‘올리브 치킨 카페’. 도쿄의 서쪽에 위치한 이곳은 일본 최대의 온라인 서비스 기업 라쿠텐의 본사와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한 지역이다. 관광객보다는 주로 현지인들이 주거하며 생활한다. 오후 5시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퇴근하는 직장인들과 하교하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카페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익숙한 모습으로 키오스크 앞에서 메뉴를 보며 치킨과 햄버거를 골랐다. 매운맛을 나타내는 고추 표시를 가리키며 “얼마나 매우려나”라며 망설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이후 건강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K푸드 인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BBQ는 올리브오일과 샐러드를 강조하며 철저한 현지화로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BBQ는 2016년 12월 일본 외식기업 와타미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일본에 진출했다. 현재 △도쿄도 8개 △오사카부 4개 △가나가와현 4개 △사이타마현 3개 △아이치, 시즈오카현에 각 1개씩 2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 BBQ는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FCD·Fast Casual Dining) 레스토랑 형태의 매장이 많다. 맥주를 주력으로 하는 펍(PUB) 타입의 매장과 피자·빵을 판매하는 카페 등 5개의 매장 콘셉트를 적용하고 있다. 주로 ‘치맥’을 즐기는 우리나라와 달라 현지 상권과 입지에 맞춘 것이다.
일본에서 BBQ의 주 고객층은 20∼40대 여성이다. 황금올리브치킨은 건강과 맛을 동시에 고려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 기호에 따라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았다. 맛 또한 한국의 황금올리브처럼 매콤함을 기본으로 하지만 매운맛을 낮춘 숙성법을 적용했다. 1인 손님이 많은 점을 반영해 내놓은 1인용 올리브 치킨 콤보는 일본 BBQ의 대표 인기 메뉴다. 뼈 있는 치킨 1조각, 순살 치킨 3조각, 감자, 빵, 음료로 구성됐다. 여기에 한국에서 인기 있는 사이드메뉴인 치즈볼을 비롯해 마라맛 치킨 라이스, 라시(인도식 요거트 음료) 등으로 특색을 더했다.
하나자와 메이코(20)씨는 “매장에 한국 노래가 나와 마치 한국에 있는 느낌이 난다”며 “올리브오일을 썼다고 하고 샐러드도 판매하고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자주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BBQ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대만, 독일 등 전 세계 57개국에서 모두 500개 매장 운영하고 있다. 향후 전 세계 5만개 매장을 갖춘 글로벌 1등 외식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의 대명사로 알려진 한국 치킨을 대표하는 BBQ 브랜드의 가치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큰 성과를 내는 만큼 향후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전 세계 5만개 가맹점 개설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국내 K푸드들도 일본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일본 현지 공장에서 야채, 불고기, 김치치즈 3종의 비비고 냉동 김밥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출시 한 달간 20만개 이상 판매됐고 7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60만개다. 한국 여행을 가는 듯한 기분을 내기 위해 냉동 김밥을 먹는 이들도 있어 김밥은 ‘K스트리트푸드’(길거리 음식)의 대명사가 됐다. 채식 트렌드와 맞물려 건강식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지며 호평받고 있다.
풀무원은 일본인들에게도 친숙한 두부를 이용한 ‘두부바’를 선보였다. 두부바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원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11월 출시 후 약 1년6개월 만에 2000만개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말 기준 5000만개 판매를 달성했다.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난 3월 현지 교다공장에 생산 라인을 증설했고 현재 일본의 3대 편의점에 모두 입점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