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기준 나라살림 적자가 70조원을 돌파했다. 국가채무가 다시 1100조원 밑으로 떨어졌지만 쪼그라드는 나라살림에 70조원가량 총지출이 줄어든 탓으로,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9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 동향 11월호’에 따르면 1∼9월 총수입 누계는 1년 전보다 46조9000억원 감소한 436조3000억원, 총지출은 68조5000억원 줄어든 467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통합재정수지는 한 달 전보다 1000억원 개선된 31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에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함으로써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의 경우 전월 대비 4조6000억원 악화한 70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즉 기금 등으로 통합재정수지가 소폭 개선됐으나 실질적 나라살림의 경우 한 달 만에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악화한 셈이다.
게다가 9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의 올해 적자 규모 전망치보다 12조4000억원을 초과한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58조2000억원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세수입은 26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조9000억원 줄었다. 구체적으로 소득세(-14조2000억원)와 법인세(-23조8000억원), 부가세(-6조2000억원) 3대 세목의 감소가 세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외수입은 20조8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 줄었다. 반면 기금수입은 6조9000억원 늘어나 14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목표 세수 대비 징수 실적을 의미하는 ‘세수진도율’은 66.6%로 1년 전(80.2%)보다 13.6%포인트 떨어졌다.
연간 목표 지출 실적을 나타내는 ‘지출진도율’ 또한 1년 전(78.5%)보다 5.4%포인트 낮은 73.2%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재정동향 발간을 시작한 2014년 이 가장 낮은 수치다. 지방교부세 교부금이 세수 부족으로 줄어들면서 총지출 진도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9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0조4000억원 감소한 1099조6000억원이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10조4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국고채 상환 일정에 따라 연말에는 연간 국가채무 전망치인 1101조7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0조5000억원(경쟁입찰 기준 8조5000억원)이다. 주요국 통화 긴축 장기화 전망 등으로 상승했던 국고채 금리는 최근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발행 속도 조절 발표 등으로 하락했다.
1~10월 국고채 발행량은 154조8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167조8000억원)의 92.3%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