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씨 유튜브 채널에서 ‘비법률적 명예회복’이라는 표현으로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 시사 해석을 일부에서 낳았다가,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적절한 생각이 아니다’라는 비판까지 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0일 ‘그 말이 맞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맞다. 총선은 개인 명예회복의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명예회복이라는 표현은 저와 제 가족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라면서 “‘조국 사태’의 뒷면은 윤석열 검란(檢亂)”이라는 말과 함께 “조국의 고통은 윤석열의 희열이었고, 조국의 치욕은 윤석열의 영광이었다”는 주장을 더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은 “국민이 부여한 검찰권을 오남용해 ‘대한검국’을 만든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뺏긴 대한민국 명예회복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내년 총선 승리가 ‘대한민국의 명예’ 회복의 길이라는 의미를 앞세운 것으로 해석되는데, 조 전 장관은 “민주와 민생, 나라의 정상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표현으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자신이 말했던 ‘비법률적 명예회복’ 뜻을 부연 설명했다.
민주당의 총선 승리만이 대한민국 명예회복 회복 길이라는 조 전 장관 글은 그동안 북콘서트 등에서 출마 관련 질문 등에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다가, 일부에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야권 비판을 받고 나온 터라 더욱 주목됐다.
앞서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설은 민주당이 ‘뇌물, 성범죄 등 형사범 등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는 자와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던 공천룰을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개정한 올해 상반기부터 불거졌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 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조 전 장관을 향해 정치를 개인의 명예회복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정치 출마로 명예회복을 한다는 부분과 지금의 시기가 과연 적절한가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말로 사실상 재고를 요구했는데, 그가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라는 점에서 이는 곧 이재명 대표의 생각 아니겠냐는 해석을 낳을 수도 있다.
조 전 장관은 SNS에서 “임박한 총선은 무도하고 무능한 검찰독재의 지속을 막고, 무너지는 서민의 삶을 살릴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 결정적 기회”라며 “‘조국 사태’ 여파가 강했던 상황에서 이뤄진 2020년 총선 대승에 이어, 2024년 총선도 확실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자신은 민주당원은 아니지만 민주진보진영의 중심이자 본진은 민주당이라 생각한다면서, 총선 승리로 검찰독재정권을 정치·법적으로 심판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이러한 맥락에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 민주진보진영의 총선 승리, 절대다수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정권교체 등은 제 개인에게도 가장 큰 ‘명예회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총선 출마 여부에만 초점을 맞춰 ‘명예회복’ 의미를 추측·해석할 게 아니며, 민주당의 총선 승리는 곧 자신의 명예회복이라는 메시지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저는 장관도 교수도 아닌 주권자 시민으로 할 일을 하겠다”며 “진행 중인 재판도 성실하게 받을 것이고, 그 결과도 겸허히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9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있는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의 평산책방에서 신간 ‘디케의 눈물’ 저자 사인회를 열었다. 줄 선 이들의 책에 대부분 ‘동행감사!’라는 글을 남기며 인사하고 사인회 시작 1시간 정도 후 책방에 등장한 문 전 대통령과도 반갑게 포옹했다. 그는 사인회에 앞서서는 “시민 여러분, 저의 책 사인회에 참석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