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세상 속 ‘디지털 소외’로 문화생활마저 누리지 못하는 노인 인구가 늘고 있다.
지난 8일 JTBC뉴스 ‘밀착카메라’ 팀은 올해 KBO한국시리즈를 보려고 야구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노인 팬들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LG트윈스 팬 이은섭씨는 최근 야구 경기장 매표소를 찾았다가 “오늘은 매진이다”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는 “아무 데도 없나? 외야도 정말로 하나도 없나?”라고 재차 확인했지만 매진이라는 같은 대답만 들었다.
그는 아쉬운 마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한치 너머 경기장 안에서는 팬들의 응원 노래와 함성이 들리고 있었다.
이번 한국시리즈 경기는 온라인에서 사전 예매가 이뤄졌다. 취소된 표를 현장에서 구매할 수는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김선동 예매처 직원은 “(취소 표 역시) 온라인으로 다시 구매할 수 있게 풀리기 때문에 취소 표 역시 빠르게 온라인을 통해 예매가 이뤄진다. 현장에서는 온라인에서도 안 팔린 걸 팔고 있는 셈이다. 또, 오늘 경기는 현장에서는 구매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노인 팬들도 발길을 돌리기는 마찬가지. LG트윈스 팬 최지남씨는 “인터넷에서만 전부 100% 예매하니까 칠십 된 사람들은 못 사는 거 아니겠나. MBC 청룡서부터 팬인데 못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딸이 도와준 덕분에 겨우 표를 구했다는 LG트윈스 팬 장선미·정대상씨는 “딸 덕분에 (온라인 예매에) 성공했다.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부터 (우리는 야구장에) 영 못 온다”고 이야기했다.
LG트윈스 팬 김동태씨는 “현장 판매를 10%라도 하면 그 전날 매표소 앞에서 자정부터라도 기다려 살 거다. 제 마음은 그렇다”며 “그래야만 우리같이 나이 든 사람도 표를 구할 수 있지 않냐”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10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65세 이상’에게만 티켓을 양도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판매자는 거래 조건으로 “65세 이상 LG트윈스 팬으로 재판매 방지를 위해 자신과 함께 입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건이 안 되는 분에게는 양도할 생각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자리가 야구장 제일 위층이라 힘드시겠지만 야구 예매 못하는 어르신들께 양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누리꾼 다수는 “노인 인구가 늘고 있는데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나의 미래일 수도 있다”, “어르신을 위해 10% 정도는 현장 예매를 할 수 있게 비워놔도 될 듯하다”, “지금의 야구 문화가 있게 한 어르신들인데 나이 들어 정작 소외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