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원숭이의 수정란에 다른 원숭이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해 각종 장기는 물론 생식세포에까지 배아줄기세포(ESC)에서 유래한 세포가 섞여 있는 '키메라 원숭이'가 처음으로 태어났다.
이번 연구는 영장류의 줄기세포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 류젠 교수팀은 10일 과학 저널 '셀'(Cell)에서 수정 7일 된 시노몰구스 원숭이의 배반포기 배아줄기세포를 수정 4~5일 된 배아에 주입, 장기와 조직 세포의 67%가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로 이뤄진 '키메라 원숭이'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초기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두 개체의 세포가 섞여 있는 새끼를 만드는 것은 생쥐와 쥐에서는 성공을 거둬 유전자 표적 모델로 이용해온 바 있으나 비인간 영장류를 포함한 다른 종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순수한 원숭이 배아줄기세포 확립을 위한 다양한 배양 조건과 키메라 배아 배양 절차를 최적화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먼저 수정된 지 7일 된 배반포기 원숭이 배아에서 배아줄기세포를 채취한 다음 녹색 형광 단백질 유전자를 추가해 표시했다.
이어 이 배아줄기세포를 다양한 조건에서 배양한 다음 수정된 지 4~5일 된 다른 원숭이 배아에 주입하고 배양한 다음 두 원숭이의 세포가 섞여 있는 배아를 대리모 40마리의 자궁에 이식했다.
대리모 원숭이 중 12마리가 임신에 성공했으며 최종적으로 한 마리가 살아있는 키메라 원숭이를 낳았고 다른 키메라 원숭이 한 마리는 임신이 유지되다가 유산됐다.
유산된 키메라 원숭이와 태어난 지 3일 된 키메라 원숭이의 심장과 뇌, 폐 등 26개 장기·조직의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장기에 따라 21~92%, 전체적으로 평균 67%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세포로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앞으로 배아줄기세포의 배양 조건과 배아줄기세포가 주입된 키메라 배아의 배양 조건 등을 최적화해 키메라 원숭이 생성 효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CAS 미겔 에스테반 박사는 "이는 영장류 종에서 만능 줄기세포의 발달 잠재력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