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제니퍼 D. 스쿠바/김병순 옮김/흐름출판/2만2000원
우리나라는 1960년대 ‘3·3·35 운동’을 통해 산아제한에 나섰다. 3명의 자녀를 3년 터울로 낳고, 35세 전에 출산을 중단하자는 뜻이다. 1970년대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가 등장했고, 1980년대엔 ‘하나 낳아 젊게 살고 좁은 땅 넓게 살자’는 표어가 등장했다.
우리나라가 초고령화와 인구절벽을 걱정할 날이 올 줄 그때는 몰랐지만, 산아제한 정책은 이후로 오랫동안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민주화 시위로 쫓겨나기 전인 2008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960년에 인구가 약 2600만명으로 동일했던 이집트와 한국이 그 이후 얼마나 운명이 달라졌는지 언급하며 한국의 가족계획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기준 한국 인구가 4800만명으로 늘어날 동안 이집트 인구는 8000만명으로 증가했다. 무바라크는 한국이 경제발전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지만, 이집트는 인구와 자원의 불균형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인구 증가 때문에 경제발전이 저해되고 사회적 불안정이 야기된다고 봤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무바라크의 칭찬과 달리, 이제 인구감소와 초고령사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선진국이 인구감소를 고민한다. 그럼에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출산 증가가 계속되면서 세계 인구는 이미 이 책이 원어로 출판된 지난해 80억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