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탁드립니다"…농협 조합원에 금품 뿌린 조합장 징역 1년

지난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해달라며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뿌린 전북지역 농협 조합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단독 박지영 부장판사는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모 농협 조합장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A씨와 범행을 공모한 이 농협 이사 B씨 등 3명에게는 각각 징역 4개월∼1년에 집행유예 1∼2년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청사 전경.

A씨는 조합장 선거를 40여일 앞둔 지난 1월 28일부터 선거 전날인 3월 7일까지 “이번 선거 잘 부탁드린다”며 전주, 완주 등에서 조합원 11명에게 10여 차례에 걸쳐 50만원씩 총 55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그는 조합원에게 직접 돈을 건네거나 공범들을 통해 전달하는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3월 8일 실시된 선거에서 조합장에 당선됐다.

 

농협 조합장 선거도 공직선거법을 준용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하기 때문에 A씨에 대한 이 형이 확정되면 그 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조합장 선거는 좁은 지역 사회와 특정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의 촘촘하고 끈끈한 인간관계와 정 문화를 바탕으로 일명 ‘금권선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사건 역시 뿌리 깊은 악습으로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법한 선거운동을 한 사람이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당선된 자 혹은 그를 도운 자들이 당선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엄중한 경고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