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김장하, 만분의 일초… 이주의 영화들

11월 셋째 주 수요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새와 뱀의 발라드)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김성환 신인 감독의 기대작 ‘만분의 일초’ 등이 개봉한다.

 

15일 개봉하는 ‘헝거게임’은 독재국가 ‘판엠’에서 반란군 12개의 구역의 24명을 선발해 서로 죽이는 경기를 벌이고 이를 중계하는 잔인한 오락거리다. 마지막 살아남은 우승자 1명만이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 판엠은 이를 통해 반란군 지역의 기를 꺾고, ‘캐피톨’ 시민들의 충성심을 고양한다. 

Tom Blyth as Coriolanus Snow and Rachel Zegler as Lucy Gray Baird in The Hunger Games: The Ballad of Songbirds and Snakes. Photo Credit: Murray Close

새와 뱀의 발라드는 이미 상영된 헝거게임 3부작 시리즈의 프리퀄(이전 이야기) 격으로 판엠의 대통령이자 지배자인 코리올라누스 스노우(톰 블라이스)의 성장기와 캐릭터 형성 배경을 그린다. 몰락한 가문의 상속자였던 스노우는 헝거게임에 참가한 루시 그레이 베어드(레이첼 제글러)의 조력자로 그녀를 도우며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현실의 거대한 벽과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그의 마음은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이번 영화는 기존 시리즈들보다 인물 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의 블랙코미디 같은 영화의 전개는 다소 번잡하지만, 두 주연 배우의 연기는 뛰어나다. 가수이기도 한 제글러는 영화 안에서 노래 솜씨를 뽐낸다.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없는 헝거게임이 이번 시리즈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같은 날 개봉하는 김현지 감독의 ‘어른 김장하’는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김장하 선생의 얘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김 선생은 모든 것을 사회에 내놓고도 자신이 주목받거나 자리의 주빈이 되길 원치 않았고, 인터뷰 역시 한사코 고사했다. 이 영화는 김장하 선생과의 인터뷰를 시도하며, 그의 선행을 반추한다.

다큐멘터리는 이미 TV 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공개된 바 있으며, 이번 극장판은 환경운동연합과의 인연, 부인 최송두 여사 인터뷰, 농담을 즐기는 김장하 선생의 모습, 남성당 한약방에 얽힌 일화 등이 추가됐다. 영화는 ‘김장하’라는 인물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장하 선생님이 교육, 여성, 환경, 복지,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선행을 해오셨다. 김장하 선생님이 참 훌륭한 분이신 건 맞지만, 사실 이런 활동들은 국가가, 사회가 다 같이해야 할 일이다. 그저 김장하 선생님을 칭송하고 넘어가기보다는 우리가 나눠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감독, 주종혁·문진승 주연의 ‘만분의 일초’도 이날 개봉한다. 영화는 국내외에서 여러 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재우(주종혁)가 자신의 삶을 흔든 황태수(문진승)와 국가대표선발전 최고 자리를 놓고 겨루며 성장해 나가는 얘기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 신예 감독이 뛰어난 영상미와 소리로 검도의 맛을 살려낸 영화다. 대신 대사가 적어, 김 감독이 “영화의 영어 자막 번역을 맡은 업체가 작업량이 다른 영화의 3분의 1밖에 안 돼 좋아했다”는 후일담을 밝히기도 했다. 대사가 없음에도 스크린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느껴지는 영화다.

이 밖에도 2008년 작인 ‘다크 나이트’가 재개봉하고, 동명의 호러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 일본애니메이션 ‘금의 나라 물의 나라’, 비투비(BTOB)의 10주년 공연 실황과 인터뷰를 담은 ‘비투비 타임: 비투게더 더 무비’도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