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이 취임 하루 만에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 편파 보도로 신뢰를 잃었다며 쇄신 경영을 선언했다.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아트홀에서 기자들을 만난 박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핵심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심려를 끼쳐드려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표 프로그램인 아홉시 뉴스(뉴스9)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했고, 사법 당국의 수사로 관련자가 기소됐다”며 “장자연씨 사망과 관련해 윤지오씨를 출연시켰고,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시장의 ‘생태탕’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불공정 편파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일부 진행자가 한쪽 진영의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일이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KBS가 공영방송 본연의 자세를 찾아야 한다”며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공영방송의 공정 방송을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해선 안 된다”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사장을 향해 “지금이라도 당장 물러나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KBS 전면 개편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군사쿠데타를 방불케 한다”고 평했다. 그는 “법적, 정치적 책임은 물론 역사적 심판을 받드시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가히 40여년 전 탱크를 밀고 방송사로 밀고 들어갔던 신군부를 보는 것 같다”며 “박 사장의 망나니 칼춤은, 함량 미달인 자신을 임명해 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충성 선언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