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공정성 훼손” 사과에… 野 “KBS 개편 일사천리, 군사쿠데타 방불”

“방만경영으로 2023년 800억 적자 예상
임원 임금 30% 삭감 정상화 노력”

박민 KBS 사장이 취임 하루 만에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 편파 보도로 신뢰를 잃었다며 쇄신 경영을 선언했다.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아트홀에서 기자들을 만난 박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핵심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심려를 끼쳐드려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민 KBS 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임원진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대표 프로그램인 아홉시 뉴스(뉴스9)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했고, 사법 당국의 수사로 관련자가 기소됐다”며 “장자연씨 사망과 관련해 윤지오씨를 출연시켰고,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시장의 ‘생태탕’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불공정 편파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일부 진행자가 한쪽 진영의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일이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또 “불공정 편파방송 차단을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세우겠다”며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하지 않고, 팩트 체크를 활성화해 오보를 방지하고, 정정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공정 보도 논란이 일 경우 책임을 묻고, 중대 오보는 국장과 본부장까지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경영에 관련해서는 “방만한 경영 탓에 올해 8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임원 임금의 30%를 삭감하겠다”며 “능력과 무관한 순번식 제작 관행을 없애고, 검증된 연출자들을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 앵커와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에 대해서는 “일부 프로그램이 공정성을 지적받음에 따라, 제작 편성 본부에 재검토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답했다.

박민 KBS 사장이 1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 편파방송 차단을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세우겠다”며 “비효율적 인력 구조를 개선할 것이며 구조조정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BS 제공

이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KBS가 공영방송 본연의 자세를 찾아야 한다”며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공영방송의 공정 방송을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해선 안 된다”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사장을 향해 “지금이라도 당장 물러나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KBS 전면 개편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군사쿠데타를 방불케 한다”고 평했다. 그는 “법적, 정치적 책임은 물론 역사적 심판을 받드시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가히 40여년 전 탱크를 밀고 방송사로 밀고 들어갔던 신군부를 보는 것 같다”며 “박 사장의 망나니 칼춤은, 함량 미달인 자신을 임명해 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충성 선언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