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산악회서 마이크 잡고 교회서 ‘난 눈치 안 본다’는 장제원에 “계속 저렇게 할 것”

이준석, MBC 라디오서 “대통령이 갈등 인사에 어떤 처우하는지 너무 잘 봤다”
“대통령 신용 자본은 거의 바닥나… 하다못해 ‘윤핵관’도 어음 받지 않는다”
지난 13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유튜브 채널 ‘장제원TV’에 올라온 교회 간증 영상.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수천명이 참석한 지역 기반 산악회에서 마이크 잡고, 교회 간증에서 ‘나는 눈치 안 보고 산다’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움직임이 단순한 ‘지역구 사수’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일종의 ‘현찰 거래’ 방식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는 시선 속,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 의원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험지에 출마하지 않거나 특히 다른 자리를 대신 노리는 속내를 지도부에 드러냈다는 뜻으로 보인다.

 

올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당 지도부와 ‘신용 거래하면 바보’라고 말해왔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장 의원의 움직임을 이처럼 분석해 주목된다. 당 혁신위원회 출범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의 만남은 의미 없다며 ‘신용 떨어지면 현찰 거래밖에 안 된다’고 말했던 이 전 대표는 14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본인이 윤석열 대통령 옆에서 한창 붙어있을 때 대통령과 갈등이 있던 인사들에게 대통령이 어떤 처우를 하는지 너무 잘 봤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지 현찰 거래를 해야 될 거라 생각할 거고, 그때까지 계속 저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위의 ‘중진 험지 출마론’에 반기 드는 것으로 비치는 산악회 행사 참석이나 교회 간증과 같은 모습을 장 의원이 계속 이어나갈 거라는 관측이다. ‘현찰 거래로 상황을 종결시킬 것’이라는 취지 발언에 “국회의원직이 아니라 다른 공직을 이야기하는 건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이 전 대표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신용 자본이 거의 지금 바닥난 상태”라며 “하다못해 ‘윤핵관’이라고 해도 (대통령에게) 어음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도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핵심 의원들은 계속 갈 것인가’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 “저보다 아마 더 가까이서 대통령이 정치하는 방식을 봤을 것”이라며 그럴 거라는 식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놓고는 “이분이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내가 너희를 나가라고 할 것이다, 붕짜자 붕짜, 윤핵관님들 제발 물러나주지 않으실래요’ 이런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달 2일 채널A ‘정치 시그널’에서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 질문을 받고, “저는 대통령한테 어떤 요구조건을 내걸 생각이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 자본이라고 하는 게 많이 무너졌다”고 주장했었다. 같은 맥락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 진영의 영수로서 정무적 활동을 한다고 하면 신용도가 0인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신용도 회복을 위한 본인의 생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노란 동그라미)이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산악회 행사 사진.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장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장제원TV’가 공개한 어느 교회 간증 영상에서 “저는 눈치 안 보고 산다”며 할 말을 하며 사는 타입이라고 내세웠다. 정계 입문과 부친인 고(故) 장성만 전 의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에서 그는 “아버지께서 ‘정치로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고 좋은 국회의원이 돼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무조건 1등을 하라’고 하셨다”고 의정 생활 모토를 언급하기까지 했다.

 

크리스천으로서 노력할 테니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부탁을 남긴 장 의원은 이보다 앞선 11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역 기반 조직 산악회 행사 사진을 올려 주목받기도 했다. 총 4200여명이 참석해 경남 함양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장 의원은 연단에 올라 인사말 하거나 모인 이들의 흥을 돋우듯 마이크 잡고 노래하는 모습 등이 사진에 담겼는데, 일부에서 혁신위의 험지 출마 메시지를 거부하는 일종의 ‘세력 과시’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같은 장 의원을 두고 “대통령과 의리를 지키지 않을까 생각됐는데, 대통령이 많이 머리 아플 것 같다”며, 소위 ‘대통령을 사랑하면 내려놓으라’던 인 위원장의 메시지와 상충된다고 짚었다. ‘내려놓으라’는 인 위원장 말은 곧 대통령 주문이라는 게 당의 중론이라면서, 하 의원은 ‘윤핵관이 해체 국면에 접어든 걸로 봐야 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사실상 없어지는 단계에 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