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빈대 출몰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포’ 수준의 두려움이 만연하고 있다. 어릴적 빈대를 접해봤던 중장년층과 달리 ‘전래동화’에서 글로 빈대를 접하던 젊은층은 낯선 만큼 그 두려움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기숙사, 사우나를 시작으로 지하철, 호텔 등으로 번진 목격담이 이어지면서 ‘빈대 대처법’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해 보이는 현실이다.
사실 뇌염이나 지카바이러스, 뎅기열, 말라리아 등을 옮기는 모기와 달리 빈대는 곧바로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렸을 때의 불편감이 제일 문제다. 모기가 피 한방울 수준의 흡혈을 하는 것과 달리 빈대는 모기의 7배 가량을 흡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대에 물리면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가려움증이 생긴다. 가려움증의 정도가 심한 만큼 수면 장애 등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드물지만 아낙필락시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대서울병원 피부과 노주영 교수는 “빈대에 물렸다고 해서 큰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가려움증의 정도가 매우 심할 수 있고 가려움증 때문에 피부를 과도하게 긁다보면 2차 감염이나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빈대에 물려 가려운 증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얼음팩을 부드럽고 얇은 수건에 싸서 냉찜질을 하는 방법이 있다.
노주영 교수는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의사의 권고에 따라 국소 스테로이드를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빈대에 물린 상처는 대부분 시간이 지남에 자연히 치료되지만 피부가 약하고 가려움에 예민한 소아나 기저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상처가 2차 피부염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빈대는 야외 서식성 곤충이 아니라 실내 서식성 곤충인 만큼 따뜻한 실내환경에서 왕성히 서식한다. 지하철을 통한 전파 등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필요없다는 의미다. 다만 거주지에 나타난 빈대는 생존력이 강하고 살충제 저항성이 있어 박멸이 쉽지 않아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양영철 교수는 “빈대는 집안의 침대와 쇼파 등에 살며 10도 이하로 온도가 낮아지더라도 성장과 부화에 어려움만 있을 뿐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흡혈하지 않고도 70~150일에서 생존한다”며 “가정용 살충제에도 잘 죽지 않아 침대보나 옷 등 빈대의 서식이 확인된 세탁물은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거나 건조기의 뜨거운 열풍을 두 시간 이상 쬐어주면 박멸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