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사망급래’(아버님께서 돌아가셨으니 빨리 집으로 오너라.)
‘모친상경’(너희 집에 가려고 지금 서울로 올라간다.)
KT는 ‘115전보’ 서비스를 다음달 15일 종료한다고 15일 밝혔다.
KT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전화는 물론 문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다”며 “전보 이용량 감소와 누적 적자 증가로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전보는 1885년 9월 한성과 인천 간 최초의 전신시설이 개통되면서 시작됐다. 우체국에서 전보송달지를 작성하면 전신기나 전화로 전하고, 도착지역 우체국에서 전보지를 다시 작성해 받는 사람에게 배달하거나 받을 사람이 우체국에 와서 받아가는 식이다. 광복 이후에는 체신부가 운영해 오다 민영화하면서 KT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에서 맡아 왔다.
전보는 정해진 글자 수까지는 기본료, 이후부터는 추가 금액이 붙기에 최대한 말을 줄이는 게 중요했다. 1965년 기준 시외전보는 기본 10자에 50원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라면 한 봉지가 10원이었다. 이 때문에 부친위독, 기쾌유(쾌유를 기원합니다) , ‘음7일남아순산(음력 7일 남자아이가 무사히 태어났습니다)’ 등 주로 한자어를 사용해 뜻을 전했다.
1960년대에는 전보 오기 사고로 재판이 열린 일도 있었다. ‘모친상경’이라고 친 전보가 전신국의 잘못으로 ‘모친사망’으로 전달된 것이다. 장례준비까지 시작했던 아들은 잘못임이 밝혀지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재판부는 45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휴대전화 대중화로 사용량이 줄었지만, 전보는 관공서나 기업 등이 예의를 갖춰야 할 소식을 전할 때 이용되곤 했다. KT는 케이크나 꽃 등 선물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다변화했다. 현재 이용요금은 전화·팩스·이메일로 보낼 경우 2750원부터(50자·기본료 1100원+배달료 1650원)다.
전보 이용량이 계속 줄면서 KT는 2018년 4월 국제전보 서비스를 먼저 종료했고, 다음달 국내 서비스도 중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