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이뤄지는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는 통계로만 따져봐도 어느 정도 선거 승리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었다. 최근 4번의 총선 중 3번의 총선에서 물갈이 비율이 높은 정당이 이겼다. 18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현역 의원을 더 많이 갈아치운 당이 다수 의석을 가져갔다. 여야 할 것 없이 총선이 다가오면 물갈이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18대 총선에서는 약 38%를 바꾼 한나라당이 153석을 확보했다. 반면 19% 정도의 교체율을 기록한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는 데 그쳤다. 19대 총선도 절반에 가까운 의원을 교체한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보다 25석을 더 가져갔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여당은 친이(친이명박)계 중진 안상수 전 의원, 김무성 전 의원 등을 탈락시켰다. 대신 사회운동가 출신인 하태경 의원, 젊은 기업인 출신 김세연 전 의원 등 새로운 피를 수혈하며 성공을 거뒀다.
20대 총선은 반대로 3분의 1에 달하는 새 인물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이 4분의 1 정도를 바꾸는 데 그친 새누리당을 1석 차로 누르며 제1당을 차지했다. 전권을 잡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친노무현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배제했다. 그 자리에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을 지냈던 김병기, 박주민 변호사 등 분야별 전문성이 있는 인물들을 영입해 신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