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성남 분원 설립 확정…범대위·정치권 등 포항 각계 집단 반발

김정재 의원, 포스코 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설치 전면 백지화하고 포항 중심 운영체계 구축하라
-김병욱 의원, 포스코 성남 투자에 '지역 희생 배신·지방시대 정면 도전
강창호 범대위원장, 수도권 분원 조성 계획 즉시 중단, 실질적인 포항 본원 체계 제대로 구축해야
포스코그룹, R&D 컨트롤 타워 역할 수행하는 포항 본원 기능 변함없어

포스코가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설립을 사실상 확정지은 가운데 포항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15일 국민의힘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 등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는 이날 위례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 기업추천 대상자로 포스코홀딩스를 최종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정재 의원.

포스코홀딩스는 4만9308㎡ 부지를 사들여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위례지구 입찰에 단독으로 응했다가 유찰되자 재입찰에 참여해 부지를 확보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성남에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설립을 사실상 확정한 데 대해 포항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지방소멸을 가속화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결국 성남시가 위례지구 4차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위례지구 도시지원시설 용지 기업추천 대상자로 포스코 홀딩스를 선정했다"며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로써 포스코홀딩스는 해당 용지에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설치를 본격화할 것이다"며 "해당 용지의 면적은 1만7000여 평으로 지난 4월 개원한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본원 부지인 692평보다 무려 24배나 큰 규모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는 지난해 2월 포항시와 포스코그룹이 전격 합의한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본원 설립’ 등 ‘포항 중심 운영체계 구축’을 전면 위반한 것이다"며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대원칙을 역행하는 처사이며, 포스코의 발전을 위해 포항시민이 흘려온 피와 땀을 배신하는 ‘지역갈등 조장행위’에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포스코홀딩스는 고 박태준 초대 회장의 제철보국 창업 정신을 되살려, 포항시와 포스코그룹의 상생을 염원하는 포항시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정재 의원은 "50만 포항시민의 이름으로 포스코홀딩스에 강력히 촉구한다.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설치계획을 즉각 백지화하라"며 "포스텍을 비롯한 세계 수준의 R&D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포항을 중심으로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의 역할과 규모를 대폭 확대해 포항 중심 운영체계를 구축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병욱 의원.

김병욱 의원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포스코 미래연구원의 사실상 본원 건립 계획이 오늘 포스코 단독 입찰로 확정된 것"이라며 "경기도 성남시에 땅값만 5000억원이 훨씬 넘는데다 향후 사업비까지 고려하면 조단위 대규모 투자를 수도권에 하겠다는 고집을 끝내 관철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포스코가 서울 강남과 인천 송도, 경기 성남 등에 핵심 인력을 집중하려는 것은 포항을 비롯한 지방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자 포스코를 일군 지역의 희생에 대한 배신"이라며 "본격적인 지방시대를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의 강한 의지와 국민적 열망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이어 "포항시민은 포스코의 수도권 질주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코가 지난해 포항시민에게 한 약속을 천금 같이 여긴다면, 포항과 포스코의 상생 비전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포스코는 포스텍 연구중심의과대학 설립에 대한 의지와 지원 계획을 즉각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수도권에 수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포스코 연구개발 캠퍼스'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세울 정도의 포스코가 포스텍 의대 설립을 통한 '포스텍 캠퍼스 확장'에 이리 인색한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김병욱 의원은 "강남 포스코센터의 핵심적인 인적·물적 자원을 포항으로 이전시켜 진짜 포스코그룹 본사를 새로 만들 것을 거듭 요청한다"며 "포스코가 포항과 포스텍의 미래 비전은 커녕 서울과 수도권에만 올인한다면, 포항과 포항시민의 오랜 믿음은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창호 범대위 위원장.

강창호 범대위 위원장은 "본원 주소를 포항에 두고 위례지구에 미래기술연구원을 세우겠다는 계획은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수도권 분원 조성 계획을 즉시 중단하고 실질적인 포항 본원 체계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그룹 R&D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포항 본원 기능은 변함이 없으며, 수도권 분원설치로 포항-광양-수도권(성남)-해외를 연결해 미래 핵심사업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허브를 구축할 것이다"며 "포항 본원은 제조현장과 연계된 양산단계 연구, 수도권 분원은 우수대학 및 연구기관,  미국 실리콘밸리 등 해외 연구 거점과의 협업을 통한 기초, 공통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연구결과 결실이 지역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