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명식당대표 살해 주범 항소심서 무기징역 유지

제주 유명 음식점 대표를 잔인하게 살해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일당의 항소가 사실상 기각됐다.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재신 부장판사)는 15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 징역 35년을 선고받은 박모(55)씨와 김모(50)씨의 형량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김씨의 아내 이모(45)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강도살인 혐의로는 범죄사실 입증이 안됐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직권으로 피고인들의 혐의를 살인, 절도 등으로 변경해 박씨와 김씨의 형량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씨의 경우는 ‘강도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바뀌면서 형량이 줄었다.

 

범행 후 피해자 집을 빠져나가는 김씨.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피해자 A씨가 운영하는 유명 식당의 운영권을 얻어내고 수억 원에 이르는 빚을 갚지 않기 위해 범행을 결심했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김씨 부부에게 접근해 범행을 사주한 것이다. 박씨는 대가로 범행 준비자금 3500만원, 식당 2호점 운영권, 부부의 채무 약 2억원 변제를 약속했다.

 

최초 범행 시도는 지난해 9월 8~19일 이뤄졌다. 식당 주변에서 A씨를 상대로 교통사고를 일으키려고 한 것이다. 다행히 범행은 실패했지만, 김씨 등은 다음 달 7일까지 두 번 더 차량으로 A씨를 노렸다.

 

범행이 실패로 돌아가자 당초 ‘병원에 2~3개월 눕게 하라’고 지시하던 박씨는 ‘일어나지 못하게 해도 좋다’, ‘범행 후 죽을 확률은? 아예 죽어도 좋다’고 김씨에게 범행을 사주했다.

 

차량을 이용한 범행이 마땅치 않자 이들은 아예 A씨 주택에 침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2일 박씨가 알려준 비밀번호로 김씨가 A씨 주택에 침입하려고 했지만, 비밀번호가 틀려 실패했다.

 

이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내기로 결정했고, 실제 12월 5일 몰래카메라를 설치, A씨 주택의 비밀번호를 확보했다.

 

이후 김씨는 11월 16일 A씨 집에 침입해 3시간가량 숨어있다가 일을 마치고 귀가한 A씨를 둔기로 살해했다.

 

A씨 부검 결과 두부 및 경부 다발성 좌상으로 인한 뇌지주막하 출혈이 사인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검찰 조사 결과 박씨는 A씨 사망 후 상속자인 A씨 자녀를 압박해 식당 운영권을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앞서 검찰은 박씨와 김씨에게 각각 사형을,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