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문제를 둘러싼 국가정보원 내부 갈등이 지난 6월에 이어 반년도 안 돼 또다시 불거졌다. 정권 교체 이후 국정원 간부들을 대거 갈아치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이 아직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이 와중에 최근 김규현 국정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어제는 김 원장 지시로 권춘택 국정원 1차장이 직무감찰을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정권이 출범한 지 1년6개월이 넘었는데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조직 내부가 아직도 술렁이고 외부까지 파열음이 흘러나오고 있으니 개탄할 노릇이다. 업무 속성상 정보기관은 인사, 예산 등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야 하는 게 마땅하다.
지난해 10월에는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임명 4개월 만에 갑자기 물러났다. 이어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까지 마친 국정원 1급 간부 인사가 닷새 만에 번복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당시 인사 전횡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 원장의 최측근은 면직됐지만 이후 김 원장의 추가 인사를 두고도 여전히 내부 불만이 끊이지 않으면서 파벌싸움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나라 안팎에 정보 현안이 산적한데 국정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인사 갈등과 권력 다툼에 파묻혀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