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또 가자지구 재점령 시사…대통령 "공백 놔둘 수 없어"

FT 인터뷰서 "이스라엘이 매우 강한 힘 유지해야 할 것" 언급
美 '이스라엘 재점령 불가' 원칙과 또 엇박자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전쟁 이후 공백을 남겨둘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재점령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재차 내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헤르초그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이후 가자지구 상황과 관련해 "만약 우리가 물러난다면 그때는 누가 장악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공개된 가자시티 내 건물 폭발 장면. IDF 제공 영상 캡처

그는 "우리는 공백을 놔둘 수 없다. 우리는 어떤 것이 체계가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수많은 구상이 떠올라 있다. 하지만 가자지구를 다시 테러 기지로 되돌리는 것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재부상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가까운 미래에 "매우 강력한 힘"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듯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제사회 반대가 거센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지난 6일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 "무기한 전반적 안보를 책임질 것"이라고 말한 것이 재점령을 시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을 불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아랍·이스라엘 전쟁에서 이겨 가자지구, 동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했다.

그러다가 2005년 가자지구에서 정착촌과 군대를 철수시켰으나 이듬해 하마스가 집권하자 이에 맞서 분리 장벽을 세우면서 다시 분쟁이 시작됐다.

이같은 이스라엘 입장에 맹방인 미국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가자지구에 '두 국가 해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5일 미중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 같은 미국의 정책 기조를 분명히 밝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실권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황을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를 어떻게 통치할지 수많은 구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미국과 '지역 내 이웃들'이 전후 질서 구축에 개입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반격 권리를 지지해오다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스라엘을 상대로 인도주의 조치와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압박하면서 양측 불협화음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미국은 지난 12일에는 팔레스타인 미래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가자지구 주민의 가자지구 외부로의 이주 등) 불가 ▲미래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의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을 4원칙으로 제시했다.

<연합>